"뼈아픈 자성… 책임공방보다 재추진 응집"

입력 2011-04-06 10:30:44

"TK정치권 성토" 속 차기 도모 한목소리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발표로 민심이 들끓는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과의 책임공방이 불거지면서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서서히 힘을 얻고 있다. 신공항은 여전히 진행형인데 책임론으로 손가락질할 때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신공항 불가 판정'이 났으니 차기를 도모하면서 반드시 관철하는 '힘의 응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발(發) 'TK정치권 성토'는 크게 3가지다. 지역 국회의원들의 신공항 대응이 늦어 정부를 제대로 설득하지 못했고, 수도권과 PK정치권과 비교해 당 장악력이 떨어지며,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입장 표명이 늦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역 국회의원을 두고 '무늬만 TK이고 결국 서울사람'이라는 이야기마저 공공연하게 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이한구 한나라당 의원(대구 수성갑)은 "서울에서 열린 각종 신공항 관련 토론회에서 허남식 부산시장은 수시로 참석했지만 우리 시장은 찾을 수 없었다"며 "지금은 하나에서 열까지 구구하게 누구 탓을 할 때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열쇠를 쥔 이 대통령이 추진 의사가 없었고, 신공항에 대한 서울지역 언론의 기사화에서부터 대정부 설득까지 대구경북의 오피니언 모두 실기(失機)했다는 지적이다.

이해봉 의원(달서을)은 "신공항을 유치하고자 대구경북, 울산경남, 부산 5개 시'도가 공동 투쟁했고 일부(김무성'김형오 등)를 뺀 영남권 국회의원 60여 명이 모두 신공항을 유치하라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며 "시장과 도지사 책임이다, 의원 책임이다 라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하며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호영 의원(수성을)은 "지금은 이불을 덮어쓰고 만세부르며 싸울 때가 아니다"며 "냉정을 찾고 객관성을 유지하면서 '신공항 무용론'을 뒤집을 논리개발에 하루 빨리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정부 발표 후 입장 표명'이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 지역 의원들은 대부분 "만약 영남권이 신공항으로 분열되는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밝혔다면 영남권과 정부 간, 영남권 내부가 더 큰 싸움으로 번졌을 것"이라며 "지역 출신 대통령을 배출해 더 큰 청사진을 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박 전 대표를 두둔하는 발언이었다.

유승민 대구시당위원장(동을)은 "정치권도 충분히 반성하고 민심의 회초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일 것"이라며 '신공항 재추진'과 관련해 "국토연구원의 용역보고서, 입지평가위원회의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 오류를 찾고 잘못을 밝혀내는 한편 재추진이 가능하도록 부산권과도 '최대공약수'가 무엇인지에 대해 합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영남권이 분열하는 상황에서는 차기 정부에서도 동남권 신공항은 요원해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TK정치권은 신공항 무산으로 인한 '공황 상태'를 내버려두지 말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산업단지, K2 공군기지 이전, 과학비즈니스벨트 및 뇌연구소 유치 등 현안 해결을 이 정부에 요구하면서 최대한 챙겨야 할 것은 챙길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주장했다.

일부에서 제기한 경북지역 국회의원들의 '소극적인 신공항 유치 의지'에 대해서 이인기 도당위원장은 "누구 할 것 없이 걱정하고 공감하며 노력해온 것이 사실"이라며 "지역균형발전, 지역경제 살리기 차원에서 신공항을 분명히 재추진할 것이며 신공항 유치가 이 정부에서 힘들어진 점은 주민들께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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