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산 생태 요즘 누가 먹나요"…눈길도 안줘

입력 2011-03-21 10:05:29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로 20일 오후 수성구 만촌동 이마트 생선코너에는 주부들의 발길이 한산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로 20일 오후 수성구 만촌동 이마트 생선코너에는 주부들의 발길이 한산하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20일 오후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수산물가게. 저녁 반찬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비던 평소와 달리 시장 어물전 코너는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이곳 상인 한상희(58'여) 씨는 "생태는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는데 방사능 오염가능성 때문에 생태 대신 동태를 가져와 팔고 있다"며 "구제역 반사 여파로 가게 문턱이 닳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는데 일본 지진 이후엔 손님이 거의 찾지 않고 있다"고 한숨만 쉬었다.

주부 이귀자(69) 씨는"저녁 밥상에 생태찌개를 올리려고 시장에 왔는데 일본산 어류에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을 들어 망설여진다"며 "오래전에 수입한 동태도 걱정돼서 차라리 한동안은 생선을 먹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공포에 일본 수입 생선을 중심으로 일본산 먹을거리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수돗물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인근에서 생산된 우유와 시금치에서까지 방사성 물질이 검출됐다는 소식이 퍼지면서부터다.

달서구 진천동 E마트 생선코너에는 주말 오후라 믿기 힘들 만큼 손님들의 발길이 뜸했다. '일본산'이라 적힌 생태는 누구 하나 눈길 주는 사람이 없었다.

주부 김화옥(55) 씨는"방사능 누출 이야기가 매일 신문에 도배되는데 일본산 생선을 사기가 꺼림칙하다"며"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생선을 많이 먹었는데 일본 방사능 사태 때문에 이제는 야채만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산 수산물의 방사능 오염 우려로 소비자들의 발길은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한 생선으로 향하고 있다. 이마트 진천점에서 간고등어를 판매하는 김정숙(55'여) 씨는 "하루 50~60마리 나가던 간고등어가 일본 지진과 원전사태 후에는 100마리씩 나가고 있다"고 했다. 20일 이곳을 찾은 남순영(48'여) 씨는"제수용품으로 조기와 문어를 사러 왔는데 일본산 생태 소식에 청정지역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소금 구입도 크게 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 1㎏짜리 소금 5봉지를 샀다는 윤숙자(71'여) 씨는 "중국 등지에서 소금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다는 기사를 봤는데 혹시나 해서 구입하러 왔다"고 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매장에서 가장 큰 크기인 8㎏ 소금이 일본 원전 폭발 이후 매일 동나고 있다"며 "얼마 전에는 8㎏ 소금 6개를 한꺼번에 사는 사람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인터넷에서도 일본산 식품의 방사능 오염을 우려하는 글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아이디 'pink****'는 트위터에 "적은 양이라도 기준치를 넘는다면 체내에 쌓이고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 일본산 식품의 방사능 전수검사와 함께 2차 가공품까지 철저하게 방사능 오염 여부를 검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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