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작가들 통해 들여다 본 사진 현주소

입력 2011-03-15 07:57:31

경북대미술관 '누벨 바그 프랑스 젊은 사진작가전'

▲호망 지베흐 작-베니스 시리즈
▲호망 지베흐 작-베니스 시리즈

디지털 시대, 사진 이미지는 쉽게 전송되며 쉽게 조작되고 합성된다. 디지털 시대에 사진 이미지를 어떻게 받아들어야 할까.

경북대미술관은 4월 30일까지 '누벨 바그 프랑스 젊은 사진작가전'을 연다. 프랑스 젊은 사진작가들의 사진을 통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보면 어떨까.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 기술의 본고장인 프랑스에서 디지털 시대 사진의 발달은 어디쯤 와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번 전시를 경북대미술관과 공동 주최한 ㈜에즈엠아이지 진선희 큐레이터는 "독일 사진이 광대하고 거대한 건물과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면, 프랑스의 사진은 일상의 작은 부분에 주목한 작품이 많다"고 소개했다.

니꼴라 데흐비에흐는 작가만의 독특한 도시 풍경을 제시한다. 공연예술을 전공한 작가는 영화적 감성으로 도시 풍경을 드러낸다. 그는 프랑스 파리의 외곽 빌딩들을 합성해 자신만의 새로운 조형을 만들어낸다. 특히 빛을 섬세하게 이용해 익숙한 도시 풍경을 낯설게 보여주는 효과를 보여준다.

호망 지베흐는 현대의 대량복제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 관람객들에게 익숙한 일상적인 풍경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 속 대상들은 교묘하게 복제되어 있다. 베니스의 관광객들, 도시의 건물, 관광지의 그림 등은 알아채기 힘들 만큼 정교하게 복제되어 똑같은 화면 속에 펼쳐진다. 이미지를 그대로 복제해도 알아채지 못할 만큼 '복제의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의 일상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신진 환경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스테판 홀트는 환경오염 문제를 직접적으로 발언한다. 작가는 자신의 자화상에 도시 이미지를 합성해 그려 넣은 후 마스크를 씌운다. 베트남 하노이의 심각한 먼지, 중동 지방의 화학전, 멕시코의 환경오염 등 황폐해가는 도시 환경에 대해 시각적으로 경각심을 심어준다.

알랭 델롬의 '작은 인형' 시리즈는 3, 4세 아이들이 케이크를 앞에 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작가는 아이들의 이미지에 바비 인형처럼 메이크업을 덧입혀 인형으로 탈바꿈시킨다. 사진 속 어린 소녀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채 부모의 손에서 달콤한 케이크 앞에 노출돼 있다. 결국 부모에 의해 통제되고 만들어지는 예쁜 인형 이미지로 보여준다. 여성의 미모 지향주의와 그 뒤의 권력관계를 사진작품을 통해 드러낸다. 053)950-7968.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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