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이야기] 향부자(香附子)

입력 2011-03-10 14:09:20

"氣 순환 원활케 해…식욕부진'우울증'갱년기 장애에 좋아"

현대인의 모든 질병은 스트레스에서 비롯된다. 직장인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생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바쁜 업무와 과도한 스트레스로 과로와 피곤이 따르기 십상이다.

특히 직장 내 대인관계의 어려움, 업무 실적에 대한 부담감과 스트레스로 인해 가슴 답답함, 불면증, 근육경직, 만성두통, 만성피로, 소화장애, 과민성 대장증후군, 탈모 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고혈압, 심장병, 위궤양, 당뇨병, 우울증, 심지어 암으로까지 발전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빠른 시간에 극복하느냐에 달려 있다. 예로부터 부부나 고부사이의 갈등으로 인해 고통을 받는 여성들의 화병(火病)이나, 현대의 스트레스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일정한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향부자(香附子)란 약재라고 여겨진다.

향부자는 작두향(雀頭香)이라고도 불린다. 중국 위나라 문제(文帝)가 사신을 시켜 오나라 임금에게 불로장수하라며 향부자를 보냈는데 사신이 향부자 이름을 잊어버리고 생김새가 참새머리처럼 생기고 향기롭다고 하여 임기응변으로 작두향이라고 말한 후부터 향부자의 별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향부자는 밭둑이나 길가, 강가의 모래땅이나 바닷가와 저지대 풀밭의 양지쪽에 잘 자란다. 키는 20~40㎝ 정도 자라며, 꽃은 7~8월에 핀다. 땅 속의 뿌리줄기는 잔 수염뿌리가 많이 달렸고 옆으로 길게 뻗어나가는데 줄기 끝에 긴 달걀 모양 또는 방추형의 둥근 덩이뿌리가 생긴다. 이 덩이뿌리는 양쪽 끝이 뾰족하고 길이가 1~3.5㎝, 지름이 약 1㎝이며 겉은 암갈색이고 흔히 갈색의 질긴 털이 있다. 질은 단단하고 부서진 면은 적황색을 나타내며, 광택을 띠고 방향(芳香)이 있다.

향부자는 방동사니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으로 향부자의 덩이뿌리를 가을에 채취하여 건조시킨 다음, 갈색 털을 불에 그슬러 제거한 후 약재로 사용한다. 제주도에서 자생하며 최대 주산지는 경북 고령군 다산면이다. 충남의 신탄진도 집산지이다.

한의학적으로 향부자의 성질은 평하고, 맵고 약간 달면서 쓴맛이 난다.

향부자의 매운 맛은 기가 뭉친 것을 흩어 버리고, 쓴맛은 기가 거꾸로 올라온 것을 아래로 내려주고. 단맛은 기가 급(急)한 것을 완화시켜 준다. 성질이 평한 것은 한열(寒熱)의 치우침이 없으므로 기순환이 잘 되지 않아 일어나는 증상을 개선시키는 효능이 있다.

또한 혈(穴) 순환이 잘 되지 않으면 기순환 또한 장애를 일으키는데, 향부자는 기순환을 잘되게 한다. 그래서 여성의 경우 생리를 정상적으로 조절하며 통증을 멈추게 하는 조경지통(調經止痛)의 약이 된다. 그래서 생리불순, 생리통, 산전산후의 여러 질환 등 부인과에 상용할 수 있다.

예로부터 향부자는 일체 기병(氣病)을 치료하는 약재로 부인과질환에 다용되었으며, 또한 스트레스로 인한 기순환 불순으로 인해 일어나는 감정의 억울로 유발되는 가슴이 답답하거나 수면장애, 우울증, 갱년기 장애 등에 다용된다. 그리고 평소 스트레스가 많거나 신경이 예민하여 식체, 식욕부진, 신경성 소화불량, 신물이 올라오는 등의 증상에도 널리 응용된다.

이는 향부자가 전신의 경락을 소통하게 하고 울체된 기운을 해소시켜주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향부자는 기(氣)와 여성에 적용하는 중요한 약으로, 주된 기능은 기를 관장함으로써 기가 막혀 원활히 순행하지 못해 생기는 여러 증상에 사용된다. 향부자의 성분은 글루코오스(8.3~9.1%), 과당(1.0~1.7%), 전분(40~41%), 정유(0.65~1.4%)를 함유한다. 정유 중 주성분은 피넨, 캄펜, 리모넨, 사이페렌, 사이페론, 이소사이페론 등이다.

약리작용을 살펴보면 피넨은 기억력 증대와 집중력을 향상시킨다. 대뇌피질을 자극해 항산화, 노화방지. 진정작용을 촉진해 자율신경을 안정시키고 긴장과 피로 등 스트레스를 완화해주면서 혈압을 내리게 해 뇌의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

캄펜은 열을 내리고 염증을 없애는 효능과 혈액순환을 증가시키고 병원성 균에 대해 강한 살균작용이 있다. 리모넨은 염증 억제 효과가 뛰어나며, 사이페렌은 신경성 위염'복부팽만감'식욕부진 등 증상이 있을 때 소화흡수를 촉진하여 식욕을 증진시킨다.

또한 대뇌피질을 흥분시켜 스트레스나 우울증 등을 개선시키는 효능도 있다. 사이페론과 이소사이페론은 혈압을 내리는 효능이 있으며, 해열'진통'항염증 작용이 있다.

실험적으로 향부자 추출물은 진통작용과 자궁근육의 경련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으며, 또한 강심작용과 이뇨작용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향부자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기순환이 잘 되지 않아 일어나는 신경성 질환이나 부인과 질환에 다용되는 약재이다. 단지 기가 허하거나, 음액이 부족하여 체내에 열이 생기거나 자궁근종 등으로 생리량이 과다한 경우는 복용을 금해야 한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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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부자차

평소 신경이 예민하고 신경성 소화장애가 있거나, 생리불순이나 생리통이 있는 경우 도움이 될 수 있다. 향부자를 하루쯤 쌀뜨물에 담가 놓았다가 말린 다음 프라이팬에 볶아서 사용한다. 볶은 향부자 20g을 물 2ℓ에 끓여 차로 마시면 일정한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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