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 2011 대구대회 조직위 경기기획부장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김준 경기기획부장은 2008년 9월 독일 슈투트가르트에 갔을 때 세계육상파이널(World Athletics Final) 대회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했다. 오전 11시쯤 되자 슈투트가르트의 고틀리에프 다임러 스타디움에 사람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알고 보니 이들은 슈투트가르트 주변 7개 도시 주민으로, 멀게는 30㎞, 가깝게는 6㎞ 정도 떨어진 도시에서 대회 시작 전에 맞춰 도착할 수 있도록 각각 주행거리와 출발시간 등을 고려해 뛰어서 이곳에 도착했다는 것. 김 부장은 "이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행사로, 참가 시민들은 10~39유로 상당의 대회 입장권을 받아 무료로 대회를 관전할 수 있었다"며 "이들은 경기장에 도착해 샤워를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대회를 관전하는 등 이날 대회를 축제로 승화시켰다"고 했다.
이날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6만 경기장이 꽉 찼는데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도 많았다는 것이다. 이날 행사 참가자들은 대회 후 경기장에 모여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베를린대회 조직위에 대회기를 전달하는 것까지 동참했다. 이날 시민 참여 행사는 1993년 이곳에서 열렸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일에 맞춰 처음 시도했던 행사로 그 후로도 계속 하고 있다. 김 부장은 "문화 차이가 이렇게 클지 몰랐다. 이날 대회 때 초교 학생들의 800m 계주 시합까지 여는 등 대회를 시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유럽의 육상 저변 확대와 인기 등 문화는 우리나라와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유럽에선 일반 어린이, 학생들도 각종 대회에 참가해 즐기고 대회 관람도 많이 하는데 우리나라의 육상 대회는 관계자들만 '하고 보는' 것으로 인식된, 한마디로 '관계자 외 출입금지' 행사라는 것. 또 선수들의 쇼맨십도 차이가 난다고 했다. 베를린 대회 남자 원반던지기에서 금메달을 딴 독일의 로베르트 하르팅은 역전 우승 후 상의 유니폼을 찢은 후 마스코트를 들고 달리는 세레모니를 선보여 독일 홈 팬들을 열광시켰다는 것.
유럽에서 가장 인기 있는 육상 종목 중 하나가 바로 '10종(여자 7종) 경기'인 것도 유럽인들이 얼마나 육상을 좋아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10종(7종) 경기는 트랙, 투척, 도약 등 육상 전 분야가 포함돼 있어 한 번에 육상을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종목이기 때문. 김 부장은 "유럽에서 종목 및 선수를 육성할 때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종목이 10종과 7종 경기로, 이 두 종목만을 위한 대회를 별도로 열 정도다"며 "이는 그만큼 유럽인들이 육상을 좋아하고 즐긴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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