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예술회관장 어떤 사람이 좋을까

입력 2011-03-03 07:23:28

"시립예술단 난제 풀어낼 의욕·열정이 필수 조건"

▲7일부터 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응모자 신청접수를 받는 가운데 지역 문화계는 어떤 사람이 관장으로 선임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전경
▲7일부터 9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관장 응모자 신청접수를 받는 가운데 지역 문화계는 어떤 사람이 관장으로 선임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화예술회관 전경

대구시가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하고, 7일부터 9일까지 응모자 신청접수를 받는 가운데 대구문화예술계의 '수장'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예술회관장에 어떤 사람이 선임될지가 초미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다른 공연장이나 문화예술기관과 달리 대구문화예술회관 내 공연장과 전시장을 비롯해 6개 시립예술단, 방짜유기박물관과 산하 기관 등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예술기관인 만큼 그 역할이 다양하고, 복잡하다. 여기에 문화예술회관이 순수예술가를 위한 창작발표 공간인 동시에 시민을 위한 대중예술소비공간이라는 점도 대구문화예술회관장 자리의 무게를 더한다.

지역의 원로 문화예술인과 전임 관장, 문화예술계는 대구문화예술회관장 직을 어떤 자리로 보고 있을까. 문화예술계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 어떤 사람을 신임 대구문화예술회관장으로 선임해야 할지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문화예술계를 잘 알아야

문무학 대구예총 회장은 "대구문화예술회관 산하 6개 시립예술단은 대구의 순수예술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해왔다. 경쟁을 지나치게 강조해서 시립예술단의 정체성을 잃어버려서는 안 된다. 신임 관장이 풀어야 많은 과제 중에 가장 큰 과제는 시립예술단일 것이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그는 "지역 예술과 예술계를 아는 사람이 관장이 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문 회장은 요즘 추세가 되고 있는 CEO형의 관리자에 대해서는 "문화예술회관장은 대구의 문화예술인들을 대표하는 상징적인 위치"라고 말하고 "시민들의 문화예술욕구를 충족시키고, 대구의 문화예술을 알리는데 적임자가 적합하다"며 굳이 CEO형의 관리자일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관장은 일하는 자리인 만큼 화려한 경력이나 연륜이 아니라 의욕과 열정과 실력을 갖춘 사람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시립예술단 등 난제 산적

올해 1월 이임한 박창대 대구 중구 부청장(전 대구문예회관장)은 문예회관의 과제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다고 밝히고 "시립예술단 문제가 예술회관문제의 50%를 차지한다. 시립예술단원들의 기량 향상을 위한 세부규정이 필요하다"며 "연봉제도 도입과 체질 개선에 필요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중교통 편의를 위한 버스노선 표시, 공연 관람 뒤 자동차가 잘 빠질 수 있도록 차로 확보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부청장은 "문예회관 건립 20년이 지난 만큼 노후화된 시설과 주변환경 개선을 위한 청사진도 필요하다"면서 "공연과 전시뿐만 아니라 휴식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는 아트마켓과 예술거리, 수변공원활용 등도 과제라고 밝혔다.

◆종합적 식견과 철학 필수

익명을 요구한 대구의 중견 문화예술인은 "문화예술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종합적인 기관인 만큼 문화예술회관장은 어떤 한 분야에 편향된 전문지식과 관심을 가진 사람보다는 예술계 전반의 종합적인 식견과 철학을 가진 사람이 적합하다"며 "종합행정과 관련된 일을 해본 사람이 적합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문예회관장은 대구시 문화예술 전체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려야 할 책무가 있는 만큼 예술활동 전체에 대해 분야별, 기간별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세계적인 트렌드도 상당 수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술회관은 예술문화의 생산자이자 소비자 입장에서 기능을 다해야 한다. 지나치게 예술인 위주의 행정을 편다거나 지나치게 관객이나 시민 위주의 행정을 펼 경우 양쪽 모두에게 손해를 가져온다. 실험적이고 훌륭한 예술품을 내놓는 동시에 대중을 위한 작품도 생산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문화예술인은 "이번 대구문화예술회관장 자리에 능력있는 전문가가 응모하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대구시는 응모자들의 면면을 보니 모두 '중량감이 부족하더라'고 무책임하게 말할 것이 아니라 적합한 인물들에게 대구문화예술을 위해 봉사해줄 것을 요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