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병휘의 교열 斷想] 소통하는 사회

입력 2011-02-28 07:48:10

"사람들이 타인과의 소통 과정에서 최대 장애 요인으로 꼽는 것은 나이도, 교육 수준도, 빈부 차이도 아닌 상대와의 이념 차이였다." 고려대 사회과학연구소가 2월 22일 발표한 논문에 나타난 오늘날 한국인이 겪는 갈등의 한 단면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세상을 보는 방법이 다르다. 특히 자연에 대해서는 더욱더 그러하다. 어떤 이는 자연을 살려야 우리도 살 수 있다 하고, 또 어떤 이는 자연을 개발해야만 인간도 살고 자연도 깨끗해진다고 한다. 논란 중인 4대강 개발도 마찬가지다.

흔히들 사람의 마음은 이중적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겉과 속이 다른 마음, 형식과 내용 가운데 각각 형식을 중시하거나 내용을 중시하는 양면성이 잔재해 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고약한 감옥은 닫힌 마음이다."라고 교황 바오로2세는 말했다. 우리 속담에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곧이듣지 않는다."는 말처럼, 마음이 닫힌 사람들은 어떤 말을 해도 또 다른 트집을 잡으면서 믿으려 하지 않는다. '야누스의 얼굴'이란 말도 있다. '야누스'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두 개의 얼굴과 네 개의 다리를 가진 신을 말하는데, 우리 인간의 '이중성'을 말한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잘 모른다."고 했다. 경험해서 같이 일해보기 전에 사람 속은 제대로 알기 힘든다는 말이다.

"그는 한 눈을 감고 다른 한 눈으로 목표물을 가늠해 보았다." "이번 경기는 선수들의 투지가 승패를 가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러분과 여러분 가정에 행운이 가득하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치사를 갈음합니다."

'가늠하다' '가름하다' '갈음하다'를 구분해 보자. '가늠하다'는 목표나 기준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려 보다, 사물을 어림잡아 헤아리다, '가름하다'는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하다, 승부나 등수 따위를 정하다, '갈음하다'는 다른 것을 바꾸어 대신하다라는 뜻이다.

'가늠하다'는 목표에 맞고 안 맞음을 헤아려 본다거나 일이 돼 가는 형편을 살펴서 짐작하는 것이고, '가름하다'는 따로따로 갈라놓거나 사물 또는 상황을 구별하는 것, '갈음하다'는 어떤 것으로 바꾸어 대신하는 것을 말한다. "민심의 현주소를 가늠하다." "누가 옳은지 가름을 해 달라." "그는 웃음으로 답변을 갈음했다."로 쓰인다.

말과 말을 서로 주고받다 보면, 서로 의사가 전달되고, 의사가 전달되면 이해하게 되고, 이해하면 서로 소통이 원활해진다. 지금 우리 사회는 소통이 제대로 안 되는 사회라고 한다. 대화가 부족해서다. 어림짐작으로 가늠하다 보면 더 큰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적이다. 서로 대화하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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