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웰빙] 아귀찜과 팽이버섯냉채

입력 2011-02-24 14:43:28

경상도에서 '아구'로 잘못 부르고 있는 '아귀'의 다른 이름은 아구어(餓口魚). '굶주린 입을 가진 생선'이라는 의미다. 입이 몸통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고 머리가 전체 몸통 길이의 3분의 2를 차지해 못생기기로 따지면 둘째 가라면 서러울 생김새다.

아귀(餓鬼)라는 이름은 살아서 탐욕이 많았던 자가 사후에 굶주림의 형벌을 받아서 되는 귀신을 가리키는 것으로 불교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흉한 모습에다 물고기를 잡아먹는 식성 탓에 배를 갈라보면 갖가지 생선이 가득 들어있고 입이 크고 흉하게 생긴 모습과 자신의 크기만 한 물고기도 잡아먹는 식성 때문에 이런 이름을 갖게 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다에 던져 버리거나 밭에 거름으로 사용했을 만큼 천대받던 생선이었지만 찜요리의 재료로 사용되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1960년께 마산 오동동시장의 한 할머니가 버려진 마른 아귀를 찜으로 만든 것을 계기로 아귀찜이 탄생하면서 몸값이 급상승하게 된 것. 지금은 전 국민이 즐겨 먹는 별미음식이 됐다.

흐물흐물하면서도 감칠맛 나는 아귀의 맛과 아삭한 콩나물에 미나리까지 어우러지면서 식욕을 급상승시켜주는 맛있는 아귀찜이 만들어진다.

아귀는 못생긴 외모와는 달리 '바다의 종합영양제'라고 불릴 만큼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해 필수 아미노산을 보충하는 데 좋으며, 저지방 생선이어서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괜찮다. 아귀에 포함된 타우린 성분은 간이나 심장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

아귀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가 제철이다. 겨울이 다 지나가기 전에 가족들과 매콤한 아귀찜으로 즐거운 만찬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아귀찜

▷재료:아귀 1마리(500~700g), 콩나물 500g, 미더덕 50g, 미나리 한줌, 청양고추 1개, 대파 1/2대, 땅콩가루 약간, 참기름 약간, 매실주 1큰술, 맛국물, 양파 다져서 2큰술.

▷양념장:고춧가루 4큰술(청양+고운 고춧가루), 고추장 1큰술, 소금 1작은술, 참치액젓 1큰술, 다진마늘 2큰술, 생강 2작은술(된장 1/2작은술), 들깨가루 1큰술, 맛국물 1/2컵, 녹말가루 1.5큰술, 육수 3큰술

▷고추냉이(와사비)장:간장 1큰술, 다싯물 1큰술, 식초 1큰술, 설탕 1/3큰술, 고추냉이 약간

▷만들기

1. 아귀는 입주위를 잘라내고 소금물에 씻어 물기를 잘 뺀 뒤 매실주 1큰술, 소금 약간으로 밑간해둔다.

2. 미더덕은 잡티를 제거해 소금물에 씻어 놓는다.

3. 미나리는 잎부분은 제거하고 줄기 부분만 손질해 준비해 놓는다.

4. 콩나물은 거두절미해 다듬고 깨끗이 씻는다. 양파는 다져서 2큰술을 준비한다.

5. 양념장을 만든다. 이때 양념이 불을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해 미리 만들어 둔다.

6. 큰 냄비에 참기름 1작은술, 식용유 1큰술을 넣어 다진 양파를 볶다가 양념장 반, 미더덕, 아귀를 넣어 볶는다. 경우에 따라 맛국물을 조금 더 넣어 끓인다. 이때 냄비 뚜껑은 반 이상 열어 놓아야 한다.

7. 충분히 끓인 아귀, 미더덕 위에 콩나물을 넣는다. 남긴 양념장도 사이사이 뿌려준 뒤 뚜껑을 덮어 익힌다.

8. 김이 나면 미나리, 파를 넣으면서 뒤적이고 녹말물을 넣어 걸쭉하게 끓인다.

9.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땅콩가루나 깨소금 등을 뿌려 낸다. 청양고추도 다져 뿌린다.

10. 와사비장을 만들어 곁들여 낸다.

◆팽이버섯냉채

▷재료:팽이버섯 1봉지, 맛살 1개, 오이 10cm, 흑깨, 토마토 1개

▷소스:식초 1큰술, 설탕 1큰술, 소금 1/2작은술, 레몬즙 1작은술, 참기름 2작은술

▷만들기

1. 팽이는 과감히 밑동을 제거하고 씻은 후 가닥가닥 찢는다.

2. 오이는 5cm 길이로 토막내어 돌려 깎기하여 가늘게 채친 다음 냉수에 씻어 싱싱하게 만들어 물기를 제거한다.

3. 게맛살은 5cm 길이로 썬 뒤 결 방향대로 잘게 찢어 준비한다.

4. 토마토를 약 0.5cm 두께의 반달 모양으로 썰어 접시 가장자리에 돌려 담는다

5. 설탕, 식초, 레몬즙, 소금, 참기름을 혼합해 소스를 만든다.

6. 오이, 팽이버섯, 게맛살 순으로 넣어 버무려 접시 중심에 담아낸다. 흑깨로 장식한다.

한윤조기자cgdream@msnet.co.kr

도움말:김다미 요리전문가

(대백프라자 문화센터)

##재미있는 음식이야기-피자

음식은 문화입니다. 수천년 사람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든 역사의 산물이기도 하지요. 이 때문에 어느 음식 하나 어느날 문득, 쉽게 뚝딱 만들어진 것이 없습니다. 알고 먹으면 그 맛이 두 배가 되는 재미있는 음식 이야기를 들려드리겠습니다.

한국전쟁을 전후해 미국 병사들에 의해 한국에 처음 소개된 피자. 1985년 세계적인 피자브랜드 '피자헛' 국내 1호점이 처음 문을 열 때만 해도 피자가 전 국민이 가장 즐겨 먹는 친숙한 음식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견하지 못했다. 하지만 25년의 세월 동안 피자는 진화를 거듭하면서 한국화했고, 지금은 어린아이들이 '자장면'보다 더 즐겨 찾는 먹을거리로 자리잡았다.

피자의 유래는 그리스'로마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이스트도 없이 기름과 식초로만 반죽해 구운 납작한 빵 '마레툼'(maretum)에서 유래했다는 설이다. 이후 그 빵에 토핑을 얹어 먹는 형태로 발전된 것은 페르시아 시대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기원전 6세기 무렵 페르시아 제국 다리우스 대왕의 병사들이 장거리 행진 후 휴식을 취할 때 방패를 달궈 그 위에 빵을 굽고, 치즈와 대추야자를 토핑으로 얹어 먹었다고 한다.

현재의 피자 형태가 만들어진 것은 18세기 말 이탈리아로 보고 있다. 피자의 대명사처럼 된 '마르게리따'는 이탈리아 왕 움베르토 1세의 아내였던 마르게리따의 이름을 딴 것이다. 왕비가 피자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자 1889년 왕은 나폴리에서 유명한 피자 요리사였던 라파엘 에스포시토를 초청해 피자를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고, 그는 토마토 소스, 바질, 모차렐라치즈로 이탈리아 국기를 상징한 '피자 마르게리따'를 만들어 바쳤다. 덕분에 왕비의 이름은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세계적인 피자체인 '피자헛'은 1958년 미국 캔자스 주에서 프랭크와 댄 카아니 형제가 어머니로부터 600달러를 빌려 피자 레스토랑을 차리면서부터 시작됐고, 도미노피자는 1960년 톰 모너건 형제가 미국 미시간주에서 피자를 배달해주는 '도미닉스'라는 점포를 열면서부터 비롯됐는데, 지금은 세계적인 거대 자본이 됐다. 한윤조기자

참고: 음식잡학사전(윤덕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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