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값 급등, 수산물 '펄쩍'…밥상에 올릴 게 없다

입력 2011-02-23 10:11:31

배추 1포기 5천원 기웃기웃, 채소 출하량 급감

어획량 감소와 구제역 후폭풍으로 수산물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2일 오후 대구 칠성시장 어물전.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어획량 감소와 구제역 후폭풍으로 수산물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22일 오후 대구 칠성시장 어물전.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밥상 물가가 흔들리고 있다.

구제역 여파로 돼지고기와 쇠고기에 이어 수산물 가격까지 오르고 있고 배추, 무 등 식재료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 남구 봉덕시장에 들른 주부 박인숙(41) 씨는 생선 좌판에 들렀다 놀랐다. 지난달 1만원에 고등어 세 마리를 샀지만 이번에는 비닐봉지에 두 마리밖에 담기지 않았던 것. 박 씨는 "지난주 오랜만에 가족 외식차 간 갈비집 고기값이 많이 오른 것을 보고 물가가 심상치 않다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뛴 줄 몰랐다"고 말했다.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서민들이 즐겨먹는 수산물이 '금값'이 됐다. 겨우내 남해와 동해안 지역의 수온이 예년보다 낮았고 폭설과 풍랑으로 조업일수가 줄면서 어획량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구제역 후폭풍으로 늘어난 수산물 수요도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국산 생물 오징어 소매가격(농수산물유통공사 가격정보)은 1마리당 2천898원으로, 1년 전의 1천949원보다 48.7% 뛰어올랐다. 동해와 세계 최대 오징어 산지인 아르헨티나 어획량이 대폭 줄었기 때문이다.

조기 가격도 오름세다. 이마트에서 1마리당 110g 내외의 참조기는 2천280원으로, 작년보다 2배 이상 상승했다. 고등어 역시 1마리당 소매가가 4천380원(농수산물유통공사 가격정보)으로, 1년 전보다 41.9%나 뛰었다. 국산 고등어 어획량이 예년보다 30% 이상 줄었고, 특히 400g 이상 큰 고등어 물량은 80% 이상 감소한 것이 가격 상승을 불렀다. 갈치도 박스당 지난해에 비해 20%가량 오른 12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채소값도 큰 폭의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월 현재 배추(1㎏) 도매가는 전년에 비해 63.5%, 대파(1㎏)는 2천729원으로 57%나 뛰었다. 양파(1㎏)의 경우 인상폭이 116.5%에 달하는 등 종전보다 배 이상 비싸졌다. 배추 역시 전남 해남과 무안, 영암 지역의 한파와 잦은 눈으로 출하량이 급감하면서 또다시 한 포기에 5천원을 넘보고 있다.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도 제주도의 이상저온과 해거리 현상으로 전년 대비 출하량이 20% 정도 줄었다. 거창과 산청, 진주가 주산지인 딸기도 폭설과 강추위로 출하가 늦어지면서 두 자릿수 이상 비싸졌다.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구제역 파동 이후 국내산 식재료 가격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며 "저가의 수입산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어 매장에 수입 품목을 확대할 정도"라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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