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향인사] 경북도청 이전 고향 발전 계기 됐으면…정명호 입법조사관

입력 2011-02-18 07:39:25

정명호 국회 법사위 입법조사관

국회가 여야 간에 충돌없이 순조롭게 돌아간다면 사회적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변화된 사회에 걸맞게 법과 제도가 제·개정된다면 국민생활은 더욱 편리해지고 국회를 욕하는 일도 없어질 지도 모른다.

지난해 신행정수도이전특별법(세종시법) 부결, 2009년 미디어법 통과와 법학대학원 관련 변호사법 부결 뒤 통과, 연말 예산안 처리 등 국회를 뒤흔든 주요 현안은 따지고보면 정명호(43) 입법조사관의 손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2008년 9월부터 국회 의사과에서 본회의를 담당해왔다. 그는 "국회로서는 없어야 할 일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이 됐다"며 운을 뗐다. 여야가 2월 임시국회에서 필리버스터(Filibuster·합리적 의사진행방해) 법안을 처리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고 하면서 "국회가 점점 선진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2002년 제18회 입법고시로 국회에 들어선 그는 국제국 의정과, 정무위원회, 의사과를 거쳐 현재 법제사법위원회 입법조사관으로 활약 중이다. 의정과에 있을 때 외빈 초청업무를 담당한 탓에 예의바른 말투와 논리적인 언변, 겸손한 태도가 몸에 배어 있었다.

"여야가 조율하면서 국회 의사일정을 확정하는 일은 절대 밖에서는 볼 수 없는 부분입니다. 각 교섭단체의 원내행정국과 조율과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하나의 일정이 확정됩니다. 교섭단체는 물론, 실무자끼리도 얼마만한 신뢰관계가 구축돼 있느냐에 따라 우리 국회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무위원회에서 일할 때였다. 그는 매년 로또복권 수익 중 50억원 정도를 기금으로 되돌아오도록 했다고 한다. 그런 것이 입법고시를 통해 국회에서 일하게 된 보람이라는 정 조사관은 "자신이 하는 만큼 정책에 반영되고 파급효과도 큰 곳이 바로 국회"라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는 "다양한 이해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만나 정책에 반영하는 한편, 인적 네트워크까지 쌓을 수 있는 일터가 바로 국회"라고 국회 자랑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는 얼마 전 우연히 고향인 경북 예천 인구를 알아보게 됐다. 5만 명도 안되는 숫자였다. 그는 "1970년대에는 14만, 15만명이었던 고향이 점점 작아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경북도청이 안동·예천으로 이전하면서 고향이 다시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국회에서 앞으로 "알면 해줄 수 있는 일을 몰라서 못 해주는 일이 없도록" 고향을 열심히 챙기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1968년 경북 예천 출신인 그는 예천 용문중, 대구 계성고, 한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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