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폭설 1시간 전까지 "비 온다"…행정기관 통보도 늑장 제설 늦잡
14일 대구를 강타한 폭설로 빚어진 교통대란과 각종 사건·사고는 대구기상대의 엉터리 예보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대가 이날 내린 대구와 경북 남부 지역 폭설량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고 대구시 등 각 행정기관에도 뒤늦게 통보해 피해가 커졌다는 것이다.
◆엉터리 기상통보=대구기상대는 13일 오후부터 엉터리 기상예보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기상대는 13일 오후 5시 발표한 기상통보에서 '14일 대구는 '흐리고, 강수 확률 30%'로 예보했다. 눈 폭탄이 내린 강원도와 동해안 지역과 달리 대구에는 눈이 내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후 밤 11시에 발표한 기상통보에도 대구의 강수 확률은 30%로 변함이 없었다.
뿐만 아니라 14일 오전 5시 눈이 쏟아지기 시작한 뒤에도 대구의 강수 확률을 60%로 예보했다. 기상대는 눈이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 시점에도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이날 오전 7시 대구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됐지만 기상대는 사전에 주의를 당부하는 예비특보를 발효하지 못했다.
이 같은 기상대의 오보 때문에 대구시와 각 구·군청은 늑장 대응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각종 교통사고와 출근 대란으로 이어졌다. 이날 오전 6시쯤 눈이 1cm가량 쌓이면서 기상대는 부랴부랴 기상청과 영상 협의를 시작했다. 이어 40분 뒤 대구시청과 각 구·군청 재난관리과에 문자서비스와 팩스, 유선전화 등으로 급하게 통보한 것으로 밝혀졌다. 늑장 예보 탓에 대구시는 이날 오전 6시 공무원 비상소집령을 내릴 수밖에 없었고 오전 7시까지 제설작업을 할 수 없었다.
◆왜 오보 냈나=대구기상대는 기상청의 슈퍼컴퓨터가 분석하는 일기도와 과거 눈이 내렸던 당시의 대구 기상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기상통보를 한다. 일기도를 통해 고기압과 저기압의 위치를 판단하고 이를 통해 시간대별 움직임을 예측해 최종 기상통보를 하는 방식이다.
13일 기상대는 이를 토대로 남부 지역에 형성된 기압골이 동해안으로 빠져나가면서 찬 공기를 머금은 고기압과 만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때문에 경북 동해안에 최대 50cm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 기압골은 기상대의 예측대로 동해안으로 빠지지 않고 북상하는 바람에 대구와 경산, 영천, 청도 등지에 폭설이 내렸다. 대구기상대 양승만 예보관은 "기압골이 동해안 대신 대구와 경북 남부내륙 지역으로 올라오면서 폭설이 내리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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