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외출을 할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앞선다. 집을 나선 지 10분도 지나지 않아 뱃속에서 '꾸르륵' 소리와 함께 갑작스레 나타나는 설사 증상으로 곤욕을 치른 적이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출 전 습관적으로 화장실을 다녀오지만 급작스런 장운동이 시작되면 다시 화장실을 찾아야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식사나 가벼운 스트레스 후 복통, 복부 팽만감과 같은 불쾌한 소화기 증상이 반복되며, 설사 혹은 변비 등의 배변장애증상을 가져오는 만성적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7~15%가 이런 증상을 갖고 있으며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특정한 음식을 먹거나, 평소보다 과하게 식사를 하거나,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는 등 유발요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씨처럼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생하고 있다면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스웨덴 괴텐베르크대 리아드 사딕 박사 연구팀이 최근 '미국위장병학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과민성대장 환자가 규칙적인 운동을 하면 일부 증상의 개선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연구진은 18~65세의 과민성 환자 102명을 두 개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에게는 활발하게 걷기나 자전거타기와 같은 운동을 1주일에 3~5회 20~60분씩 하도록 했다. 나머지 환자들에게는 평소 생활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운동한 지 3개월이 지난 뒤 두 집단의 과민성 대장 증상을 조사했다. 운동을 한 환자들의 43%가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증상의 개선이 있었다. 즉 과민성 대장으로 인한 일상생활에서의 불편이 확실히 감소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운동량을 약간만 늘린 환자들도 증상의 개선이 나타났다.
또 운동을 한 환자들 가운데 8%만 증상이 악화됐으나 운동을 하지 않는 환자의 25%가 증상이 더 나빠졌다. 운동이 과민성 대장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어떻게 운동이 과민성 대장증상을 줄였을까. 규칙적인 운동은 소화기계에 작용하는 자율신경계와 호르몬 시스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지금까지의 연구를 종합하면 운동을 하면 장운동에 영향을 주고 가스와 변비를 완화시켜준다. 하지만 격렬한 운동은 오히려 설사를 악화시킬 수 있음에 주의해야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에는 식습관의 개선, 행동요법, 약물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변비가 심한 경우 섬유소를 섭취하거나 배변을 쉽게 하는 약물을 복용한다. 설사가 심하면 설사약을 섭취하기도 한다. 식습관 개선과 함께 운동을 추가한다면 과민성 대장 증상의 개선뿐 아니라 건강 증진이라는 두 가지 목적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다.
운동사·medapi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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