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우 대구약령시보존위원회 신임 이사장

입력 2011-02-10 10:45:56

역대 이사장 중 최연소…"약령시 새 바람 일으키겠다"

"350년 역사를 이어온 대구약령시의 보존과 활성화에 전력을 쏟겠습니다."

대구 약령시보존위원회 강영우(48·강영우한의원 원장) 제9대 신임 이사장은 역대 이사장 중 최연소다. 그는 40대의 젊은 패기를 앞세워 약령시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 보겠다며 의욕에 차 있다.

강 이사장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약령시 법인 산하에 한약재직거래사업추진위원회를 비롯해 약령시 R&D(연구개발)·RIS(지역연고사업)추진위, 약령시현대백화점입점대책위, 약령시세계육상선수권대회준비위 등 4개 위원회를 구성했다.

"우선 시민들이 찾아오는 약령시를 만들기 위해 현행 약령시한의약문화관을 올 10월까지 박물관으로 바꿀 계획인데 내달 중에 체험공간 개·보수 작업을 합니다. 갓 쓰고 사진찍기, 한약썰기 및 약첩싸기, 족탕체험, 약차시음 등 다양한 체험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하는 한약재직거래사업에 사활을 걸겠다고 했다. 정부는 국민들이 오염되지 않은 한약재를 안심하게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한약재를 수매·공급하는 한약재직거래사업에 예산 30억원을 배정해놓고 있다. 그는 최대한 정부 예산을 많이 확보해 약령시 한약재의 수매를 늘려 활로를 찾겠다고 했다.

"중금속이나 잔류농약 성분을 검사하는 한약재품질인증센터가 유일하게 약령시에 있어요. 이 센터의 지리적 이점을 잘 활용하면 한약재 수매물량을 확보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자부합니다."

그는 또 한약재를 활용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개발하는 데도 앞장서겠다고 했다. 지금까지 R&D·RIS로 추진된 한방제품 경옥고와 한방음료에 이어 올 10월에는 한방으로 만든 치매약을 출시한다.

그는 '도시 속의 섬'처럼 막혀버린 약령시의 불편한 교통을 해소하기 위해서도 노력하겠다고 했다. 약령시에 걸쳐 있는 중앙로 대중교통지구와 주변 간선도로의 좌회전 금지가 약령시로의 접근성을 막는 주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강 이사장은 최소한 중앙파출소 쪽 약령시에서 반월당으로 나가는 것과 반월당에서 동쪽 방향 좌회전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달구벌대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운행하는 차량도 계산오거리에서 좌회전을 허용을 해야한다고 했다.

그는 현재 공사중인 현대백화점이 개점하면 백화점 주변 교통혼잡은 불을 보듯 뻔해 약령시 업체의 영업 손실은 물론 상권변화가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약령시 업체도 2년 전만 해도 250여 곳이 넘었지만 100여 곳이 떠나 지금은 150여 곳으로 줄어든 상황이다. 현재 있는 업체도 영세한 약업사가 90여 곳이고 한약방은 30여 곳, 한의원은 13곳, 인삼사·탕제원은 20여 곳으로 상권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

"약령시는 6·25전쟁 전만 해도 서문시장보다도 매출액이 많을 만큼 활황이었어요. 1970년대까지도 그럭저럭 괜찮다가 1980, 90년대부터 건강식품이 범람하고 한약재 품질저하 등으로 쇠락의 길을 걷기시작 했죠. 약령시에 대한 뚜렷한 대책 없이는 약령시 몰락은 시간문제입니다."

그는 대구 대표축제인 약령시문화축제도 확 바꾸겠다고 했다. 올해 축제는 5월 2일부터 6일까지 일정이 잡혔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체험위주로 여는 한편 8월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연계한다는 것.

약령시축제 때 세계육상대회를 홍보하고 육상대회 기간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약령시를 찾도록 유도해 약령시를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약령시문화축제 예산이 문제입니다. 산청, 영천 등 전국 8곳에서 한방축제를 열고 있지만 축제 예산은 영천의 3분의 1, 전국 꼴찌 수준입니다. 대구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도 예산 확대가 필요해요."

강 이사장은 조선시대 전국 3대 한약재 시장으로 명성을 떨친 약령시가 앞으로 계속 명맥을 잇고, 상권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특구지정을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는 약령시보존위가 약령시를 보존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조직된 법인인 만큼 대구시도 특구지정 등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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