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청, 女핸드볼 코리아컵 불참…주전 부상, 선수 부족

입력 2011-02-10 09:11:11

여자 핸드볼 무대에서 최강으로 군림한 대구시청이 11일 개막하는 'SK핸드볼 코리아컵'에 불참해 궁금증을 낳고 있다.

이번 대회는 1995년부터 이어진 '핸드볼 큰잔치'의 타이틀을 버리고 '코리아컵'으로 새 이름을 붙였다. '큰잔치'가 촌스럽고 낡은 이미지를 안겨준다는 지적에 따라 대회 명칭부터 새 옷을 입힌 것이다. 우승 상금도 대폭 올렸다. 지난해 1천만 원이던 우승팀 상금이 올해는 3천만 원으로 무려 300%나 인상됐다. 올림픽 등 국제대회 때 반짝 주목받고는 곧바로 시들해지는 핸드볼을 프로야구나 축구처럼 인기종목 대열에 올려놓겠다는 핸드볼협회의 포석이다. 격이 달라진 대회 명칭에 두둑해진 상금만 보더라도 군침이 흐를만하다.

그런데 참가팀 명단에 지난해 이 대회에서 3위를 차지한 대구시청이 빠졌다. 이유는 대구시청이 눈앞에 놓인 밥상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강팀'으로서의 자존심을 택했기 때문이다. 주전들의 은퇴 등으로 전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대회 출전을 강행해 초라한 성적을 거두기보다 전력을 추스르기로 한 것.

대구시청의 주축 멤버인 허순영(35)과 김차연(30)은 지난해 말 은퇴했고, 송해림(26)은 일본에 진출했다. 허순영과 김차연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며 '우생순' 신화를 썼던 한국핸드볼의 대들보. 여기에다 부상으로 한동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지만 20세이던 200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가대표로 출전할 만큼 빼어난 활약을 보이던 송해림도 자리를 비웠다.

대구시청은 올해 경주여고 출신 센터백 김민경과 무학여고 출신 레프트윙 정민지 등을 영입했지만, 등록 선수는 12명으로 아직 정원(16명)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 불참하는 대구시청은 14일 강원도로 4박 5일의 전지훈련을 떠난다.

대구시청 이재영 감독은 "주전들의 잇따른 은퇴 등으로 전력에 공백이 생긴 상황이어서 전력 정비가 최우선이라고 판단했다"며 "선수영입을 마무리 짓고 4월에 시작되는 정규리그에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다"고 했다. 더불어 내년 '안방' 대구에서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우승하겠다는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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