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부터 바뀌는 대구 대중교통 무료 환승제 기준 논란
다음달부터 바뀌는 대중교통 무료 환승방식을 두고 시민들의 불만이 크다.
장거리 이용객의 혜택 확대와 대중교통 관련 정책 수립에 필요한 정밀자료 수집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대구시의 입장과 달리 시민들은 오히려 혜택이 줄어들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무료 환승 제도 어떻게 바뀌나
대구시는 2월 1일부터 환승기준을 '최초 승차시간 기준 60분 이내 무제한'에서 '첫 하차 후 30분이내 3회'로 바꾼다. 다만 새 교통카드시스템의 시험운영과 시민 홍보를 위해 2월 한달간은 두 방식을 혼용한다.
시가 새 무료 환승 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은 서울, 부산 등 다른 대부분의 시·도가 새 환승방식을 채택하고 있고 승차지와 하차지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파악해 노선개편 등 대중교통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데 활용하기 위해서다. 시 관계자는 "자료 수집과 함께 장거리 이용객에게도 골고루 환승 혜택을 주기 위해 변경했다"며 "2회 이상 환승하는 이용객이 적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무료 환승 혜택은 줄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중교통 이용자 중 1회 환승자는 전체 환승객의 90.6%이며 2회 환승은 9.2%에 불과하다.
시는 "최초 하차 30분 이내로 변경하더라도 이용객의 90% 이상이 무료 환승을 그대로 받을 수 있다"며 "오히려 장거리 이용자가 무료 환승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시민편익이 향상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는 2회 이상 환승자 중 혜택이 줄어드는 시민들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시의 주장처럼 혜택을 추가로 받게 될 장거리 이용자가 얼마나될 지 파악된 바가 없다.
◆시민들은 '불만'
시의 예상과 달리 새 환승 제도에 대한 시민 반응은 시큰둥하다. 바뀌는 환승 제도에 따르면 무료로 환승할 수 있었던 이들이 요금을 추가로 내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 경산에서 북부정류장까지 2회 환승해 출퇴근하는 정혜란(33·여) 씨는 "지금까지 1회 요금으로 출퇴근할 수 있었지만 바뀐 제도를 적용하면 버스와 지하철을 기다리는 시간과 정류장까지 걸어가는 시간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요금을 두 번 내야 한다"며 "하차 시간 기준으로 바꾸겠다면 30분이라는 시간은 짧다"고 했다.
시민들은 시가 노선 신설과 배차시간의 단축 등 교통 환경개선 없이 단순히 제도만 바꿨다며 비난했다.
정기락(52) 씨는 "버스 배차시간이 10분을 넘고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소 간의 거리도 상당한데 '최초 하차 30분'으로 정하면 이동하다가 시간이 다 지나갈 것"이라며 "노선 신설 등 교통망 개선에 대한 고려없이 다른 시·도를 따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지난해 대구경북연구원 '대구시 대중교통 이용 제고방안'에 따르면 단위 면적당 통과하는 노선 수를 나타내는 노선밀도가 대구는 2.01로 전국평균(2.11)보다 낮았다. 또 집에서 버스정류장까지의 거리 및 환승 장소까지 이동 거리를 의미하는 대중교통 접근시간도 7.67분으로 광역 대도시 중 가장 오래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시민들이 원하는 노선을 근처에서 찾기 힘들고 환승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의미한다.
결국 버스 노선이 신설돼야 시민들이 충분히 새로운 환승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시는 노선 신설은 검토하지 않은 채 환승 기준만을 바꿨다. 또 버스 이용객들은 내릴때 단말기에 다시 한번 교통카드들 체크해야 하기 때문에 예전보다 번거로워졌다는 불만도 내놓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기존 승차 후 60분내 무료 환승 기준이 장거리 이용객에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많아 기준을 변경한 것"이라며 "아직 노선을 신설하거나 배차시간을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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