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未·女' 세상으로 만들겁니다"…이영선 市보건복지여성국장

입력 2011-01-29 08:20:00

대구시가 최근 중장기 여성정책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 여성정책의 이름은 '대구 미녀프로젝트'. '대구의 미래와 여성 발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서울시는 2007년부터 '여행 프로젝트'(여성이 행복한 도시 프로젝트)를 통해 시정 전반에 도시 여성의 경험을 반영해 도시 공간과 행정 서비스 및 정책을 재구성하고 있다. 여성계는 "늦었지만 일단 여성정책이 수립된 것이 반갑다"는 반응이다.

"진정한 양성평등을 위해선 여성들이 여성정책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 정책 수립을 할 수 있는 대구여성가족재단(가칭)의 건립이 올해 안에 가능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영선 대구시 보건복지여성국장은 대구 여성계의 가장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인 여성정책전문기관 설립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대구의 여성정책전문기관은 2004년 검토됐지만 대구경북연구원 내 양성평등연구센터를 설치해 이를 대체했다. 현재 대구여성가족정책연구센터가 있지만 매년 대학에 위탁해 운영하고 있어 안정적 연구 기능이 부족하다. 그래서 여성계에서는 끊임없이 독립적인 법인 형태의 여성정책전문기관의 설립을 요구해왔다.

이 국장은 "우리 사회가 아직 남성 중심"이라고 말했다. 대구시만 하더라도 40명이 넘는 과장 중 여성 과장은 단 세 명에 불과하다. 일부 남성들은 '여성 상위시대'라고 말한다. 그 근거는 남성들이 가사 일을 돕고 경제권을 여성에게 주기 때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 국장은 이는 '가정에서의 평등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이 국장은 '한국에서 가장 저평가되어 있는 천연자원은 한국 여성'이라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기사를 인용했다. "사회 정책적으로 양성평등에 인색했던 게 사실이에요. 21세기는 여성들이 나서지 않으면 안돼요. 유능한 여성 자원을 사회로 이끌어내는 분위기로 가야 하는 이유입니다."

대구시는 그동안 여성정책 전문연구기관 및 여성정책의 부재 등의 이유로 양성평등에 뒤처지는 이미지로 비쳐왔다. 하지만 지난해 말 대구 중구와 달서구가 여성가족부가 지정하는 여성친화도시로 선정돼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분위기가 한층 성숙해졌다.

"이번에 만든 대구 미녀프로젝트는 양성평등을 강조한 정책입니다. 여성친화도시를 조성해 여성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대구에서의 삶을 행복하게 느끼고 외지인들 역시 대구를 여성과 가족친화적 도시로 인식하도록 하자는 의미입니다."

대구시는 그동안 여성, 가족, 아동, 보육으로 한정됐던 여성정책의 범위를 정책 전반으로 확장해 모든 정책 영역에서 양성평등을 구현하기 위해 성 평등 정책 추진기반 구축, 여성의 경제·사회적 평등 실현, 안전하고 편리한 도시, 자연과 함께하는 환경, 여성참여 활성화와 지역공동체 강화 등 5개 부문에서 23개 주요사업과 80개 개별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여성들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는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절반 이상 성공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 더 많은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한다면 사회적 합의 하에서 자연스럽게 평등한 사회가 될 거라 믿습니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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