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설날] 덕담(德談) 이렇게

입력 2011-01-27 14:27:33

잘되기를 비는 말도…부담주지 말고, 상대 입장에서

이번 설에는 아랫사람에게 어떤 덕담을 해주는 것이 좋을까? 덕담(德談)에도 예절이 있다. 자칫하면 덕담이 오히려 부담을 주는 수도 있다. 덕담의 좋은 사례를 살펴본다.

덕담은 새해에 나누는 것으로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잘되기를 빌어주는 말을 하는 것이다. 설날 아침에 덕담을 나누는 가장 큰 뜻은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을 더욱 돈독히 하고 혈연으로 맺어진 공동체의 결속을 다지기 위함이다. 그래서 덕담도 신중해야 한다.

세배를 받은 어른은 "새해에는 더 열심히 살게" "올해는 꼭 좋은 사람 만나 결혼을 해야지" "사업 번창하게" 등 부드러운 덕담으로 분위기를 이끌어 가야 한다.

덕담의 옳은 표현은 어떤 사실을 이룬 것처럼 과거형으로 말해야 한다.

예를 들면 "올해엔 복 많이 받으셨다지요" "올해엔 득남하셨다지요" "올해엔 시험에 합격했다지?"라는 말로 미리 상대방의 마음을 기쁘게 해준다. 이렇게 말함으로써 신(神)도 그 소망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으리라는 강한 믿음이 깔렸기 때문이다.

▷듣기 좋은 덕담="얼굴 좋아졌구나" "건강해라" "소원 성취해라" "돈 많이 벌고 부자 되어라"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좋은 사람 소개해줄께" "원하는 곳에 꼭 취직될거야" 등 간단하고 희망적인 덕담이 좋다.

▷듣기 싫은 덕담="너는 몇 등 하냐?" "살은 언제 뺄 거니?" "언제 결혼 할거야?" "어디 취직했니?" "철 좀 들어라" "취직준비는 잘되냐?" 등이다. 상대방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질문형으로 그냥 궁금한 일을 물어보는 식의 덕담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설날 덕담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이미 세배 자체가 예를 갖추는 것이기 때문에 꼭 하지 않아도 된다.

윗사람의 덕담에 아랫사람은 어떤 인사말을 해야 할까? "오래 사세요" "만수무강하십시오"등 지나치게 나이를 나타내는 인사말은 좋지 않다. "올해도 산에 자주 가십시오" "친구들과 좋은 여행 하십시오" 등 상대방의 사정에 맞게 일상사가 담긴 기원을 하는 것이 좋다.

◆"고유 예법도 시대 맞게 실천이 바람직"

▶한국예절대학 이무영 학장

"우리의 전통예절도 시대에 맞게 변화돼야 합니다." 한국예절대학 이무영(69'사진) 학장은 우리의 전통예절에 대해 명쾌한 해석을 내린다.

"바른 인성을 길러 가정의례와 생활예절 등 시대상황에 맞는 바른 예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우리 조상은 예의와 염치를 알고 실천하며 사람답게 사는 것의 가치를 '잘 먹는 것' 보다 우위에 두었다"며 "사람으로서의 도리를 다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였던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이 학장은 "세계화 시대가 열리면서 우리 고유의 예법도 시대의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이처럼 급속한 사회변화 속에 살아오면서 집집이 지방마다 예법이 다른, 소위 '가가례'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생겨나 혼란스러운 경우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제 현실에 맞는, 어느 정도 정형화된 가정의례를 정립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

한국예절대학은 대구시 중구 남성로 약전골목 수협은행 3층에 있다. 1998년에 문을 연 뒤 예절지도사 양성교육과 다도교육을 통해 가정의례, 생활예절, 다도 등 시대상황에 맞는 인성과 예절 교육을 하고 있다.

이 학장은 "한강 이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자격기본법에 따라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국가등록 예절지도사 자격 검정기관으로 등록됐다"고 밝힌다. 이곳에서는 예절지도사 교육을 무료로 실시한다. 예절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검정 시험에 합격하면 직접 국가등록자격증을 준다. 2008년에 예절지도사 자격 검정기관으로 지정받은 후 예절지도사 120명을 배출했다.

예절지도사들은 학교 현장 및 기관단체에서 인성 및 예절교육의 지도사로 활약하고 있다. 한국예절대학 예절교육과정은 매년 2월과 8월에 개강하며 수강료는 무료다.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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