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시장 영향은
대구 아파트 시장을 짓누르던 '미분양 아파트'가 지난해 연말부터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특히 미분양 중 악성으로 불리던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지난달에만 1천여 가구 팔려나가는 등 침체 속에 허덕이던 대구 아파트 시장에 '희망'의 빛이 찾아들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지난 12월을 기준으로 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미분양 물량이 현재 같은 속도로 줄어든다면 전체 미분양이 올 상반기 중 1만 가구 수준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분양 물량 감소 원인은
주택업계는 미분양 물량 감소 원인으로 '중소형 전세난'과 '저금리와 경기호조' 등 두 가지를 꼽고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 전셋값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이 미분양 물량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한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규모별 미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더욱 뚜렷해진다.
대구 전체 미분양 물량은 1만3천163가구. 이 중 전용면적 60㎡는 불과 249개에 그치고 있으며 85㎡ 이하도 4천132가구 정도다. 하지만 85㎡ 이상 중대형 아파트는 8천783가구로 전체 미분양 물량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9천578가구 중 전용면적 85㎡ 이하 물량은 2천500가구로 20%를 조금 넘는 수치에 그치고 있다.
분양대행사 리코 D&C의 전형길 대표는 "중소형 물량은 호경기 시절에도 2천~3천 개 정도 재고는 시장에서 유지된다. 적어도 중소형 시장의 경우는 바닥에서 벗어나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중대형 시장은 아직 '암울'하다.
전체 미분양이 8천783가구, 준공 후 미분양은 7천여 가구를 넘고 있는 탓이다.
부동산 114이진우 대구지사장은 "건설사들이 할인 분양에 나서고 있고 전체적으로 저금리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 중대형 아파트에 대한 구매 심리는 크게 높지 않다"며 "지역 경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중대형 수요까지 확산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물량이 미칠 시장 영향은
대구 지역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의 대다수는 달서구와 수성구에 위치하고 있다.
달서구가 3천215가구, 수성구가 2천690가구, 동구가 1천174가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구(814가구), 달성군(680가구), 북구(588가구), 남구(294가구), 중구(123가구) 등은 상대적으로 적은 실정이다.
전체 미분양 물량은 달서구가 6천 가구, 수성구가 2천735가구에 이른다. 인구가 밀집된 두 지역에 2006년 이후 분양단지가 집중된 때문이다.
한편, 준공 후 미분양 아파트 중 '전세'로 전환된 물량의 향방도 향후 시장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준공 후 미분양 중 전세로 전환된 아파트는 전용면적 85㎡ 미만이 890가구, 이상이 3천684가구 등 4천574가구로 전체 물량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2년의 전세 기간 동안 분양 시장에서 사라졌던 물량으로 올해부터 '전세 전환 미분양'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게 된다.
건설사 관계자들은 "전세 물량이 분양 시장에 다소 충격을 줄 수도 있지만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국지적일 것"이라며 "침체 기간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시장 체질이 다져진 만큼 회복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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