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지키며 수익성 노릴 주식형 상품도 많아요
예금금리가 4%대에 진입했지만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 예금금리는 마이너스라 '눈덩이처럼 돈 굴리기' 묘안을 짜시는 분들이 적잖습니다. 여윳돈을 그냥 예금으로 묻어놓자니 괜스레 손해보는 것 같고 공격적 투자에 나서자니 미래 예측이 쉽잖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부동산도 투자자산으로는 적합하지 않다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립니다.
코스피지수가 2,100선을 돌파하는 등 경기회복 기미가 보이자 자영업자 김윤수(가명·47) 씨의 머리는 더 복잡해졌습니다. 김 씨는 글로벌 금융위기 전 펀드에 일부 투자했지만 손실을 크게 보고 그 후부터는 정기적금과 예금만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추이를 지켜보며 뭉칫돈을 좀더 쌓아놓겠다는 심산이었는데요. 하지만 저금리 시대에 물가상승률과 세금을 감안하면 실질수익률은 제로에 가깝다고 합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코스피지수가 2,100을 넘어서는 것을 보니 상대적 상실감만 생깁니다. 지금이라도 주식형 상품에 투자해도 괜찮을지 물어왔습니다. 김 씨의 고민에 '행복한 재무설계'가 머리를 맞대봤습니다.
Q: 금리인상을 기대하면서 예금을 단기로 운영하고 있는데 금리전망은?
A: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정부에서 우선적으로 취한 정책이 저금리 정책과 유동성 확장 정책이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푼 것이다. 그러나 저금리와 양적완화정책의 부작용으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에서는 인플레이션이 큰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파른 물가상승을 잡기 위해서는 금리를 선제적으로 올려야 된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은 중소기업 및 9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의 이자부담 증가와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또 다른 나라에 비해 금리가 높아지면 환차익과 금리효과를 노리는 글로벌 헤지펀드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환율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통화 증가 효과가 있어 오히려 금리인상 효과는 희석되고 변동성만 키울 가능성이 높다. 쉽게 금리를 올릴 수도 없는 이유다.
올해의 경우 물가를 잡기 위해 몇 차례 금리상승은 예상된다. 다만 과거와 같이 예금금리만으로 높은 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김 씨의 경우 단기성 예금과 1년제 예금의 금리차(약 0.9%)를 감안하면 1년제 정기예금 상품으로 가입하는 게 유리할 것이다. 금융자산 중 일부는 안전자산으로 운영하더라도 원금을 크게 손상하지 않으면서도 초과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상품을 찾는 등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투자전략을 제안한다.(대구은행 본점 PB센터 윤수왕 센터장)
Q: 지금이라도 주식형 상품에 투자하는 게 맞을까?
A: 많은 투자자들이 금융위기로 인해 손실을 경험하면서 김 씨와 같이 펀드환매와 불입을 중단하여 상대적 상실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하지만 경기순환에 따른 회복과 성장, 신주도산업(모바일, 녹색산업, 융·복합산업)의 등장 등 시장상황은 항상 새롭게 변화하고 있으며 과거의 손실 경험에 잡혀 투자기회를 외면한다면 기대수익률을 낮출 수밖에 없다.
당분간 실질금리 마이너스의 예금, 적금 금리와 여전히 부진한 부동산, 거품붕괴가 우려되는 금과 채권 등을 고려해 볼 때 주식상품이 가장 매력적인 투자수단으로 보인다.
올해 주식시장을 전망해 보면 증시가 단기간 가파른 상승에 따른 피로감으로 단기적인 조정은 있겠지만 상장기업 순이익이 최초로 100조원을 돌파하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실적은 더 탄탄해졌다. 미국의 2차 양적완화정책으로 유동성 장세는 계속되고 있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중국, 미국의 경기선행지표의 상승전환과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확대 발표 등을 감안할 때 중장기적으로는 상승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하지만 미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도 경기회복이 지연되고 중국의 물가불안에 따른 긴축정책 지속가능성과 부동산 거품 붕괴 가능성, 남유럽발 재정위기 확산과 글로벌 환율전쟁 가능성 등 시장의 변동성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외국인 주도로 상승한 주가는 2차 양적완화정책 이후 달러트레이드 중단과 이익 실현을 위한 자금 이탈 시 쉽게 흔들릴 가능성도 높다. 본인의 투자성향에 맞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되 공격적인 매수보다 기대수준을 낮추고 리스크를 대비해야 한다.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을 가지는 게 좋다.
Q: 원금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투자하는 좋은 방법은?
A: 최근 투자상품이 다양화되면서 원금보장형 펀드상품도 많다. 원금보장형 ELS(주가연계증권)와 은행의 ELD(주가지수연동예금)가 대표적이다. 예금이나 채권보다 수익률이 높고, 펀드보다는 낮지만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ELS(ELF)도 있다. 다만 원금보장은 안 되지만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여서 주가가 특정구간에서 움직일 경우 조기상환 확률이 높다. 통상 3년제 상품으로 되어 있어 경기순환주기(약 26개월)를 감안하면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재상승해 손실위험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종류로는 KOSPI 200지수와 홍콩 H지수, S&P 500지수를 기초상품으로 하는 지수형 상품과 삼성전자, POSCO 등 개별기업을 기초상품으로 하는 개별기업상품이 있다. 가입시점보다 일정수준(50%, 60%) 이상 하락한 적이 없으면 10%대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이라 주가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목돈을 운영하는 고객들에게 인기가 높은 투자상품이다.
Q: 지금보다 수익을 높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면?
A: 김 씨의 금융자산 현황을 살펴보면 본인이 말한 것처럼 모두 안전한 정기예금과 적금(90.4%)으로만 구성되어 있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고수익을 추구하기보다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지수연동형 상품(ELD)과 일정수준 주가 하락 시에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으로 분산 투자하길 제안한다. 월 200만원씩 불입중인 정기적금은 만기 시 정기적금 50만원, 적립식펀드에 100만원씩 적립하고 노후대비 연금상품에 50만원씩 불입해 노후를 대비하는 포트폴리오를 권한다.(이승우·박희철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팀장, 이윤경 대구은행 본점 PB센터 실장)
정리=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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