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철 2게임 연속골…호주와 1대1 '아쉬운 무승부'

입력 2011-01-15 08:55:27

박지성·차두리 맹활약 불구 추가득점 못해

구자철(13번)이 14일 카타르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C조 2차전 한국 대 호주 경기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후 지동원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구자철(13번)이 14일 카타르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안컵 C조 2차전 한국 대 호주 경기에서 첫 골을 성공시킨 후 지동원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호주와 무승부를 기록하며 아시안컵 8강 진출 확정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한국은 14일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호주와의 2011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두 번째 경기에서 구자철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1대1로 비겼다. 한국은 조별리그 전적에서 호주와 나란히 1승1무를 기록했으나 골득실에서 뒤져 C조 2위를 유지했다. 한국은 18일 오후 10시 15분 인도와 최종전을 갖는다.

◆아쉬운 무승부

한국은 4-4-2로 나온 호주에 맞서 지동원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했다. 좌우 날개는 박지성-이청용 두 프리미어리그 듀오가 맡았고 기성용과 이용래가 중원을 지켰다. 한국은 짧은 패스로 볼 점유율을 높이며 호주를 압박했으나 경기 초반 호주의 중원압박과 크로스에 이은 위협적 문전 쇄도에 슛 찬스를 내주며 흐름을 넘겨줬다. 한국은 그러나 먼저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24분 정성룡이 찬 골킥을 상대 박스 내에 위치하던 지동원이 가슴 트래핑으로 깔끔하게 받은 후 욕심을 부리지 않고 구자철에게 연결했고 구자철은 호주 골대 구석으로 침착하게 슛을 날려 골 망을 흔들었다. 선제골로 분위기를 잡은 한국은 경기의 주도권을 가져오며 추가득점을 노렸지만 견고하게 벽을 쌓은 호주 수비진을 뚫지 못했다. 되레 후반 17분 코너킥 상황에서 케이힐-루카스 네일의 패스를 받은 마일 제디낙에게 헤딩 동점골을 허용했다.

◆별로 뜬 구자철

바레인과의 경기에서 두 골을 몰아넣은 구자철은 이날 공격형 미드필더로 상대진영을 파고들었다. 이날 선제골로 구자철은 이번 대회 3호 골을 기록했다. 구자철은 공격형 미드필더로 '공격의 구심점' 역할뿐만 아니라 '해결사' 역할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과감한 공간침투를 통해 슈팅 찬스를 만들어냈고 감각적 패스로 동료들에게 결정적 기회를 제공했다. 이날 구자철의 다양한 공격적 움직임으로 한국은 주도권을 장악했으나 구자철의 후반 교체 후 빠른 템포의 공격 흐름을 더 이상 이어가지 못했다.

◆박지성·차두리의 존재감

'명불허전'. 박지성은 호주 선수들의 집중견제에도 꿋꿋했다. 쉬지 않는 움직임으로 공간을 열어주는 임무를 자청한 박지성은 거친 파울에 여러 차례 그라운드에 내팽개쳐졌지만 위험지역에서 반칙을 이끌어내며 공격의 불씨를 당겼다. 후반전에는 상대 골문을 위협하는 슈팅을 몇 차례 날리기도 했다.

수비에선 차두리가 구세주가 됐다. 호주 공격의 핵 팀 케이힐은 차두리에게 번번이 발목이 잡혔다. 스피드를 앞세운 흐름 전환과 밀리지 않는 몸싸움으로 호주 공격진을 괴롭혔다. 전반 7분 골지역 내에서 케이힐의 헤딩슛을 끊은 차두리는 전반 39분 상대의 역습에 왼쪽 측면이 뚫리며 정성룡과 케이힐이 일대일로 맞서는 상황에서 번개같이 뒤에서 달려들어 볼을 걷어냈다.

◆체력이 관건

한국은 전체적으로 볼 소유를 늘리면서 경기를 지배했다. 그러나 후반 들어 체력이 떨어지자 상대 크로스에 수비 라인이 무너지면서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긴 패스 연결로 공격을 전개하는 호주의 특성을 알면서도 배후 공간을 내줘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후반 21분 지친 지동원과 구자철을 빼고 유병수와 염기훈을 투입, 새 공격전술을 펼쳤지만 이들은 팀플레이에 녹아들지 못했다.

한편 한국과 같은 조의 바레인은 15일 카타르 도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2차전 인도와의 경기에서 이스마일 압둘라티프가 혼자 4골을 터뜨린 데 힘입어 5대2로 승리했다. 바레인은 1승1패 승점 3을 기록, 남은 호주와의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8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이어갔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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