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 화남리 유적, 묘제 변천연구 단서 제공…철기, 금공예류 등 4천여점
영천에서 처음으로 신라 양식의 5세기 중엽 금동관편(조각) 유물이 출토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문화재 조사연구전문기관인 (재)성림문화재연구원(조사단장 박광열)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의 신녕∼영천 간 국도 확장 구간 내 영천시 신녕면 화남리 유적을 2개 구역으로 나눠 발굴한 결과 목곽묘 26기, 석곽묘 231기, 석실묘 87기, 토광묘 2기, 석곽옹관묘 7기 등 4세기부터 7세기까지 신라시대 무덤 357기를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성림문화재연구원은 지난 2009년 5월 12일 발굴을 시작해 2011년 2월 10일까지 조사를 계속할 예정으로 현재까지 ▷고배, 장경호를 포함한 토기류 3천여 점 ▷환두대도, 철모, 철부, 재갈을 비롯한 철기류 900여 점 ▷금귀걸이 17점을 포함한 금공예품류 100여 점 등 총 4천여 점의 유물을 수습했다.
조사지는 도로 확장구간에 포함된 산의 밑자락과 경작지 일대이며 1, 2구역을 합해 총 1만9천752㎡로 대규모 유적인 '화남리고분군Ⅰ'의 일부분에 불과하다. 화남리고분군Ⅰ의 능선 정상부(해발 276.8m)에는 직경 20m의 대형 고분 10여 기와 직경 10∼15m의 중형 고분 20여 기가 조성돼 있고 능선 양쪽 사면에는 중형 고분과 소형 석곽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번에 발굴된 화남리 유적은 목곽묘, 위석목곽묘, 변형목곽묘, 석곽묘, 석실묘로 이어지는 각 무덤의 과도기적 양상을 잘 보여주고 있어 신라 묘제의 변천 연구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1구역 목곽묘 3호에서 출토된 금동관편과 금귀걸이, 석곽묘 23호에서 나온 장식이 달린 금귀걸이, 2구역 석곽묘 86호와 석실묘 85호에서 수습된 삼엽환두대도, 석실묘 39호에서 확인된 문비석 등을 통해 무덤의 주인공들이 이 지역의 지배세력이었음을 알 수 있다.
김세기 대구한의대 교수는 "조사지인 신녕은 신라가 군위, 의성, 안동 등 북쪽으로 진출하는 군사적 요충지였다"며 "신라가 지방의 세력가에게 금동관을 하사한 뒤 이 지역을 지배하게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한상 대전대 교수는 "금동관은 대구 비산동, 경산 임당, 의성 탑리 고분 등에서 출토됐지만 영천에서는 처음으로 수습됐다"며 "3세기 중엽 신라에 복속된 영천의 고대왕국인 골벌국의 지배세력 후예들이 4, 5세기까지 일정 세력을 형성해 신라로부터 금동관을 하사받아 지방을 다스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박광열 조사단장은 "화남리 금동관은 대구 비산동, 의성 탑리, 안동 임하댐수몰지구에서 나온 것보다 이른 5세기 중엽의 것으로 보인다"며 "화남리 유적이 고고학 자료가 부족한 영천지역의 고대사 복원에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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