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박의 작명탐구] 이름을 남긴 역사 속의 큰 인물(義士 안중근)

입력 2011-01-06 16:01:21

"탕! 탕! 탕!"

1909년 10월 26일 아침. 하얼빈 역에 울려 퍼진 세 발의 총탄이 한 침략자의 목숨을 끊는 순간이었다. 곧이어 "코레아 후레!"(대한제국 만세)라고 외치는 사람이 있었다. 총을 내던진 뒤 가슴에 품은 태극기를 꺼내 대한제국 만세를 외친 사람은 안중근(安重根), 그는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함으로써 조선 침략의 원흉을 제거하였다.

그는 1879년 9월 2일 황해도 해주부 수양산 자락에서 넉넉한 안(安)씨 집안의 삼남 일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이름은 중근(重根)이라 지어졌다, (그의 타고난 사주가 가볍고 성질이 급한 듯하여 이름을 무거울 중, 뿌리 근으로 지었다고 한다.)

안중근, 그의 타고난 사주가 가볍고 급한 듯하다고 하나 그렇지가 않다. 그의 이름을 풀어보면 두뇌가 뛰어나고 성격이 섬세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고집스러움과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자존심이 매우 강한 이름으로 풀이된다. 안 의사는 이토를 저격할 때 사용할 총탄의 탄두에 열 십자를 긋고 발사하였다. 십자로 절개(切開)된 탄두가 이토의 신체에 박혔을 때, 탄두가 벌어져 엄청난 물리적 충격이 가해질 것을 계산한 것이다. 이러한 뛰어난 두뇌와 섬세함에서 그의 이름과 같은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척박한 시대가 아닌 현대에 안중근이란 이름으로 살았더라면 그는 어떻게 살았을까. 의병에 가담하기 전에 삼흥학교를 세우고 돈의학교를 인수하여 교육에 힘쓴 것으로 보아 인재를 양성하고 독서와 지성을 중요시하는 훌륭한 교육자가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토 히로부미를 대한의용군 사령관으로서 총살하였음'을 당당히 밝힌 기개로 보아 군인이 되었어도 명장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일본으로부터 안중근의 유해는 돌려받지 못했지만, 그는 우리 가슴속 깊은 곳에 의사 안중근이라는 크고 무거운 이름으로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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