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 PC 돌풍, 이제는 콘텐츠 싸움

입력 2010-12-06 11:14:22

갤럭시 탭과 아이패드를 필두로 태블릿PC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교육, 출판, 금융 등 다양한 콘텐츠가 쏟어져 나오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갤럭시 탭과 아이패드를 필두로 태블릿PC가 바람을 일으키면서 교육, 출판, 금융 등 다양한 콘텐츠가 쏟어져 나오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태블릿PC 돌풍이 불면서 업계 전반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갤럭시탭과 아이패드에 이어 HP와 델 등 PC 제조사, 단말기 업체, 이동통신사들도 태블릿 PC를 내놓을 예정이기 때문. 특히 교육, 출판, 증권은 물론, 기업용 오피스 등 태블릿PC를 이용한 다양한 콘텐츠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치열해지는 태블릿PC 시장

삼성전자 갤럭시탭과 애플 아이패드는 국내 태블릿PC 시장을 양분하며 진검승부를 펼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아이패드는 이미 5만~6만 대가 시장에 풀렸다. 앞서 출시된 갤럭시탭도 이미 6만여 대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태블릿PC 시장은 내년 초에 더욱 각축을 벌일 전망이다. HP, 델 등 전통 PC제조업체는 물론, 휴대전화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 등에서 10여 종의 신제품이 출시되기 때문. LG전자는 내년 초 구글의 태블릿 전용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인 '허니콤'을 탑재한 태블릿PC 'LG패드'로 시장에 뛰어들 계획이다. LG패드는 8.9인치 크기로 갤럭시탭(7인치)의 휴대성과 아이패드(9.7인치)의 널찍한 화면 크기 등의 장점을 모두 잡겠다는 시도다.

블랙베리로 유명한 RIM(리서치인모션)의 7인치 제품인 '플레이북'도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고, 델의 5인치 태블릿PC인 스트릭도 KT와 협상을 진행 중이다. HP의 '슬레이트'는 MS 윈도와 호환이 가능한 윈도7 운영체제를 탑재한다. 이동통신사들도 각각 3, 4종의 태블릿PC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출판·교육 콘텐츠 경쟁 불붙어

태블릿PC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오면서 가장 주목받는 콘텐츠는 출판과 교육이다. 태블릿PC를 이용한 전자출판은 텍스트에 사진과 음악, 애니메이션, 동영상 등 풍부한 멀티미디어를 결합시킬 수 있기 때문. 낮은 발행 비용에 비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점도 장점이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이패드의 앱스토어에 가장 많이 등록된 앱은 책(e북)이 1위, 교육이 4위다. 특히 책과 교육 관련 앱의 유료 콘텐츠 비중은 각각 90%, 81%나 된다.

지난달 22일 처음 선보인 '에피소드'는 태블릿PC 이용자를 겨냥한 국내 최초의 전자 잡지다. 에피소드는 손으로 터치하면 페이지가 넘어가고 사진과 함께 동영상이 재생된다.

SK텔레콤과 KT는 자사가 서비스하는 태블릿PC에 잡지 판매 앱을 집어넣었다. 갤럭시탭에는 신문, 잡지, 책을 한꺼번에 모아 보여주는 '리더스허브' 앱을 기본으로 탑재됐고, KT는 '쿡북카페팩'이라는 전자책 앱에 40여 종의 잡지를 따로 보여주는 '매거진팩' 상품을 내놨다.

교육 관련 콘텐츠 업계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재미있는 동화를 통해 중력의 원리를 알려주는 웅진싱크빅의 아이패드용 앱 '모두 떨어져요'는 앱스토어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지난달 내놓은 영어학습 앱 '스피킹 자신감 베이직'도 출시 일주일 만에 교육용 유료 앱 1위, 전체 유료 앱 2위를 차지했다.

교원그룹은 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한 아이패드용 앱 '교원이솝극장'을 비롯해 다양한 앱을 내놓기로 했다. 갤럭시탭에 무료로 제공된 'e대학입시컨설팅'은 성적 분과 지원 가능 대학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태블릿PC로 증권 거래를

앞다퉈 스마트폰 용 앱을 출시했던 증권사들도 태블릿PC를 이용한 주식거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 대우·동양종금·신영·신한금융투자 등 4개 증권사가 관련 앱을 내놓은 상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도 조만간 본격적인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주식거래는 물론 각종 금융투자 상품 소개와 정보 공유 등도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신규 가입자 유치 경쟁도 활발하다. 동양종금증권은 신규 가입자에 한해 약정에 따라 단말기 할부금 지원 및 3개월간 수수료를 받지 않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신한금융투자도 약정에 따라 2년간 아이패드 할부금 및 통신요금 지원 서비스와 함께 추첨을 통해 다양한 상품권까지 제공하고 있다.

◆기업 고객 잡기도 열중

기업고객을 위한 맞춤형 콘텐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태블릿PC의 기업 시장 규모가 큰데다 '모바일 오피스' 구축에 강점을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은 병원 솔루션 시장을 활발하게 공략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경북대병원을 비롯해 삼성서울병원, 고려대병원, 충남대병원 등에 모바일 의료 솔루션을 구축 중이다. 갤럭시탭을 활용해 의료진이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 의료기록을 확인하고 진료하도록 할 계획.

KT는 모바일 캠퍼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아이패드를 통해 학교소개, 캠퍼스뉴스, 캠퍼스맵, 멀티미디어, 식당메뉴, 취업정보, 도서관, 학생정보, 모바일 강의 등을 제공한다. 김유진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소비자들은 7인치와 9, 10인치급 태블릿 PC, 11, 12인치급 노트북 등 다양한 IT 기기가 경쟁하는 즐거운 시장을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내 IT 산업도 하드웨어에 치중하던 과거 행태를 벗어나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 능력을 높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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