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돕기 모금운동 온·오프라인 '후끈'

입력 2010-12-02 10:31:31

성금 자원봉사 잇단 손길…네티즌·트위터 동참글 퍼날라

주부 이영은(43·대구시 수성구 상동) 씨는 1일 초등학생 아들의 성화에 못 이겨 31일까지 이어지는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연평도 포격 피해주민 돕기 성금 모금에 참여했다.

아들이 TV에서 연평도 주민들의 부서진 집과 인천 찜질방에 모여 잠을 자는 모습을 본 뒤 도와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다그쳤기 때문. 이 씨는 "자기밖에 모르던 코흘리개가 남도 생각할 줄 아는 걸 보니 기특하다"며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연평도 주민들이 고통을 더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피해 주민을 돕자는 온정이 온·오프라인상에 불붙고 있다. 구호단체들을 통한 성금 전달이나 자원봉사 문의가 봇물을 이루고 있고,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트위터에도 모금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대구 계명대 교직원들은 지난달 29일 봉급의 1%를 적립하는 '(사)계명 1% 사랑나누기'를 통해 '연평도 주민들을 위해 써 달라'며 대한적십자사에 1천만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교직원들은 "연평도 주민들을 위한 구호물품 마련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어 2004년부터 모아둔 기금 일부를 보냈다"며 "연평도에 민간인 출입이 자유로워지면 교직원과 학생 봉사단을 꾸려 현장 피해 복구도 도울 예정"이라고 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연평도 주민을 도울 방법을 묻는 시민 전화가 쇄도하고 있다. 적십자사가 지난달 26일 '힘내라 연평도!'라는 제목으로 온라인에 마련한 소액 모금운동 홈페이지(http://happylog.naver.com/redcross.do)에는 이미 1천여 명이 넘는 이들이 참여했다.

민간 구호단체들의 온정도 이어지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기업 기부 등으로 3억5천만원을 모았고, 월드비전에는 외상후 스트레스 치료를 돕겠다는 등 봉사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연평도 주민들에게 이불과 모포 등 구호품이 담긴 상자 1천500개와 이동식 간이주택 15동을 지원한 전국재해구호협회(전화 060-700-0110)에도 성금이 잇따르고 있다.

협회 측은 "지난달 30일까지 200여만원이 모였고 1일부터 31일까지 TV를 통해 성금 모금 방송을 내보내면 더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것으로 본다"며 "아직 연평도가 위험 지역이라 자원봉사단을 보낼 순 없지만 일손을 돕겠다고 밝히는 이들도 많다"고 전했다.

누리꾼들 역시 연평도 피해 주민 돕기에 나섰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연평도 주민 돕기 모금 운동을 하자는 제안이 올라와 네티즌들의 접속이 폭주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연평도 주민들과 그들이 머무는 찜질방을 돕자'는 모금 청원글이 올라 순식간에 1천 명이 넘는 네티즌이 모금에 참여했다.

트위터에는 모금 운동에 적극 참여하자는 글이 퍼지고 있다. 모금 운동 관련 글을 퍼나르고 있는 이들은 '기부댓글들이 감동적이다' '이래서 아직 세상은 살 만하다' 등 소감을 보태고 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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