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한방이야기] 모과(木瓜은은한 향기 일품…구토·설사·류머티스에 좋아)

입력 2010-11-11 14:14:21

올해는 일교차가 심해서인지 온통 산과 들이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들어 어디서든 한 폭의 채색화를 보는 느낌이 든다. 특히 시골 마을을 지나다 보면 노랗게 익은 모과가 나무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단풍 못지않게 아름답다.

예부터 '모과를 보면 세 번 놀란다'고 한다. 첫째, 울퉁불퉁 못생긴 모과의 모습을 보고 놀라고, 둘째 모과의 시고 떫은 맛에 놀라고, 셋째 잘 익은 모과의 좋은 향기에 놀란다고 한다.

또한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과일전 망신은 모과가 시킨다'는 말이 있다. 못생긴 겉모양에 그 맛까지도 다른 과일과는 달리 떫고 시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을이 되면 쉽게 볼 수 있는 황금빛의 모과는 울퉁불퉁한 모습이 오히려 더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게다가 냄새를 맡아 보면 무어라 한마디로 표현하기 힘든 그윽한 향기가 코끝에 스며든다.

모과는 봄에 새색시 같은 연분홍 꽃이 만개하는데, 그 화사함이란 일품으로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또한 노랗게 익은 열매만 주렁주렁 달려있는 늦가을의 정취야말로 코끝을 자극하는 특유의 향기는 물론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수확한 모과를 바구니에 담아 방이나 차 안 등의 실내에 놓아 두면 은은한 향기가 배어나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모과는 생과일로는 먹을 수 없지만 술, 차나 목캔디 등으로 다양하게 이용되며 한약재로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다.

장미과에 속한 낙엽교목인 모과나무와 낙엽관목인 명자나무의 성숙한 과실을 가을철에 채취하여 끓는 물에 삶아서 겉껍질이 회백색이 될 때 꺼내 절단하여 건조한 것을 한약재명으로 모과(木瓜)라 한다.

한의학적으로 모과의 성질은 따뜻하며 신맛이 나며 향이 강하다. '동의보감'에 "모과는 상한 음식물로 인하여 구토하고 설사하며 근육에 쥐가 나서 그치지 않는 것을 다스리고, 소화를 잘 되게 하며, 가래를 없애게 한다. 또한 힘줄과 뼈를 튼튼하게 하고 다리와 무릎에 힘이 없는 증상을 낫게 한다"고 되어 있다.

모과는 정기를 수렴시키는 한약재로 활용하고 있는데, 주로 체내외의 습기를 없애고, 근육의 긴장을 완화시키는 효능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모과는 구토나 설사, 근육경련, 류머티스 관절염, 부종, 이질 등에 효과가 있다. 또한 주독(酒毒)을 풀어주는 효능이 있고, 가래와 기침을 다스리며 소화도 촉진한다. 모과는 태양인 체질에 유익한데, 특히 하체가 약하고 힘이 없어 오래 걷지 못하는 증상에 사용하면 좋다. 모과의 구성 성분은 사포닌(saponin),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flavonoid), 타닌(tannin)이 함유되어 있고, 씨앗에는 아미그달린(amyg dalin)이 함유되어 있다.

약리학적으로 모과의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은 피부와 점막을 수축하는 작용이 있어 설사를 그치게 한다. 모과에는 전체 성분 가운데 약 5%가량의 과당을 함유하고 있는데, 다른 당분보다 혈당의 상승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체내의 당분 흡수를 더디게 할 뿐 아니라 이미 흡수된 당분을 빨리 소비시키기 때문이다.

모과의 신맛은 사과산을 비롯한 유기산인데, 이들은 신진 대사를 도와주고 소화 효소의 분비를 촉진시켜 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모과에는 비타민C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건조하고 거칠어지기 쉬운 피부 미용에도 도움을 준다.

모과에는 철분'칼슘 같은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주며 비타민 C, 플라보노이드, 타닌 성분이 풍부해 감기 증상이나 기침, 가래에 효과가 있다. 플라보노이드 성분은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춰 혈관을 튼튼하게 해주는 효능도 있다. 타닌 성분은 수렴작용이 있어 목의 염증을 가라앉게 하며, 사포닌과 아미그달린 성분은 기침을 억제하는 효능을 지니고 있어 기침 감기의 예방과 치료에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

이처럼 다양한 약효성분을 가지고 있는 모과지만 치아에 해로운 석세포(石細胞)가 많이 있기 때문에 날 것으로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또한 소변 배설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소변량이 적거나 소변색이 붉은 경우에는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설사를 멎게 하는 효능도 있어 변비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모과는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위장 경련을 진정시키는 작용이 있으나 소화성 궤양이나 위산과다에 의한 경련성 통증에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전수영기자 poi2@msnet.co.kr

도움말:한상원 대구시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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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과차

모과를 깨끗이 씻은 후 잘게 썰어서 말린 모과 20g을 2ℓ정도 물에 넣어 달인 후, 수시로 꿀을 조금 넣어 음용하면 좋다.

▶모과절임

1)모과를 깨끗이 손질해 네 등분한 뒤 씨부분을 파내고 얇게 썬다. 2)유리 용기에 모과 한 층 당 황설탕 한 층씩 넣는다. 이때 모과와 설탕의 무게 비율은 1대 1이 적당하다. 3)노란 모과즙이 우러나오면 유자차처럼 온수에 모과와 즙을 넣어 마신다.

▶모과주

얇게 썰어 말린 모과에 황설탕과 소주를 적당히 넣어 서늘한 곳에 두고 6개월에서 1년 정도 숙성을 시킨 후, 체에 걸러 술만 용기에 담아 보관해 두고 적당량을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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