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친환경 소비 전령사" 에코맘들이 앞장선다

입력 2010-10-02 08:14:55

먹을거리 안전감시·에너지절약 실천 리더로

대구시동부여성문화회관
대구시동부여성문화회관 '제2기 녹색아카데미-에코맘의 참살이 체험과정' 수강생들은 지난달 29일 올레길 걷기 체험행사를 갖고 녹색생활 실천 의지를 다졌다.

녹색성장 시대, 에코맘(eco mom)이 친환경 소비를 여는 전령사로 부상하고 있다. 에코맘은 환경을 의미하는 'eco'와 엄마를 뜻하는 'mom'의 합성어로 환경보전을 실천하고 생태적 삶을 추구하는 주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들은 쓰레기 줄이기, 에너지 절약, 친환경 제품 사용하기 등을 통해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에코맘이 사회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공공기관 등에서는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어 에코맘 저변 확산에 나서고 있다.

◆대구의 에코맘 운동

대구시동부여성문화회관은 '제2기 녹색아카데미-에코맘의 참살이 체험과정'을 개설, 운영 중이다. 녹색아카데미는 녹색소비 기반을 마련하고 녹색생활을 전파하는 리더를 육성하기 위해 개설됐다.

당초 대구시동부여성문화회관은 1년에 한 번 녹색아카데미를 운영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3월 처음 개설한 제1기 녹색아카데미가 큰 호응을 얻음에 따라 추가로 2기 과정을 개설했다.

제2기 녹색아카데미에는 80명의 대구 거주 여성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9월 1일부터 10월 29일까지 매주 수·금요일(오전 10시~낮 12시) 녹색 교육을 받고 있다. 녹색아카데미 교육은 이론과 현장, 실천을 두루 아우르는 6개 분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전문가들로부터 녹색성장의 중요성에 대해 배우는 이론 교육인 '녹색생각', 에너지 절약·일회용품 안 쓰기 등을 실행에 옮기는 '녹색실천', 친환경먹을거리·로컬푸드 등에 대해 배우는 '녹색건강', 환경수세미·천연화장품 등을 만들어 보는 '녹색체험', 쓰레기소각장·하수처리장 등 환경관련 시설을 방문하는 '녹색현장', 자전거 이용 활성화를 위한 기초 교육인 '녹색활동' 등을 통해 녹색실천 리더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녹색현장' 교육의 일환으로 불로고분군~봉무공원으로 이어지는 올레길 체험 행사가 열렸다. 올레길 걷기에 참가한 교육생들은 한결같이 자동차를 이용한 여행보다 걷기 여행이 더 묘미가 있으며 녹색 생활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았다는 후문이다.

구현옥 대구시동부여성문화회관 교육상담 담당은 "녹색 생활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생활을 책임지는 주부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는 인식 아래 녹색아카데미를 개설하게 됐다. 교육을 받은 뒤 녹색 생활을 실천하는 수강생들이 많아 교육 효과는 매우 높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식품업계, 에코맘을 잡아라

먹을거리를 깐깐하게 고르는 에코맘들이 늘어나면서 식품업계에서도 안전 먹을거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특히 어린이 건강을 위한 제품들의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친환경식품 유통전문기업 올가홀푸드는 최근 '무항생제 곰탕 2종'을 출시했다. '무항생제 곰탕'은 지정목장에서 식물성 사료를 먹이며 키운 토종 한우의 부산물로 만든 것이 특징. 대상 청정원도 에코맘을 겨냥해 항생제·발색제·보존제 등 식품첨가물을 넣지 않은 국산 돼지고기 캔햄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캔을 개봉할 때 손이 다칠 염려가 없도록 '이지필' 방식을 도입했다. 두꺼운 철판을 따는 방식이 아니라 얇은 포일형 껍질을 벗기는 방식이라 아이들도 쉽게 개봉할 수 있다.

이마트는 동원데어리푸드와 함께 100㎖ 소포장 어린이 우유를 개발·판매 중이다. 한번에 많은 양의 우유를 마시지 못하는 어린이를 위해 양을 줄인 상품이다. 이 밖에 오리온은 유해물질이 없는 친환경 과자 봉지를 사용한 어린이 전용 웰빙 과자를 선보인 바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들은 "국내산 원료 사용 여부로 제품의 품질을 평가하는 많은 소비자들과 달리 에코맘들은 제품의 원료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지까지 체크한다. 항생제 등을 사용한 식품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기 때문에 친환경 제품은 늘어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갈길 바쁜 에코맘 운동

에코맘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저변 확대를 위한 에코맘 운동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대구의 ㅅ복지관은 에코맘 양성을 위해 '에코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로 강사진을 꾸리고 참가비 무료라는 조건을 내걸었지만 수강생 모집 과정에서 정원 30명을 채우지 못했다.

그나마 신청한 수강생 가운데 빠지지 않고 교육을 받은 사람도 많지 않았다. 교육기간이 4주로 비교적 짧았지만 전체적인 강좌를 수강하는 것보다 관심을 가졌던 강좌만 수강하는 경향이 강해 녹색 일꾼 양성이라는 취지가 무색해졌다. 결국 ㅅ복지관은 지난해를 끝으로 '에코맘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ㅅ복지관 관계자는 "지역 주민과의 교류 프로그램 일환으로 에코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교육을 끝까지 마친 사람들의 경우 친환경 의식이 고취되는 등 성과가 나타났지만 전반적인 참가율이 저조해 프로젝트를 계속 추진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사진·우태욱기자 w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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