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도심 학교가 사라진다

입력 2010-09-27 10:25:01

대구 신입생 줄어 폐교 잇따라…시교육청 "매년 1개교 통폐합"

우리 나라가'세계 최저 출산율 국가'로 전락하면서 2020년에는'마이너스 인구시대'가 될 것으로 예측된 가운데 저출산 문제가 대구 도심 초·중학교의 운명을 가르고 있다.

학교 입학자원이 급감하면서 학교 신설 부지를 확보해 놓고도 학교 건립이 백지화되는가 하면 일부 학교는 학년별로 한 개 반을 꾸리기도 쉽잖아 연차적 폐교 대상에 올랐다. 또 유아수 감소로 유치원도 휴·폐원하는 곳이 늘고 있다

◆신설 계획 백지화, 기존 학교도 폐교나 통폐합

대구 달서구 호산동에 설립예정인 호산중학교 부지는 몇 년째 공터로 남아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신설 계획을 잡아 놓고도 학생 수요가 부족해 건립을 못하고 있는 것. 부지 확보때와 달리 지금은 주변 학교 교실도 남아돌아 신설이 어려울 것으로 시교육청은 보고 있다. 학교 부지를 해제했다가 다시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내년까지 추이를 분석한 뒤 최종결정하겠다는 입장.

시교육청 학교운영지원과 관계자는 "대구의 경우 택지개발지구 이외에는 학생 수요가 없다고 보면 된다"며 "호산중 예정 부지의 경우 성서공단이 배후에 있어 인구 유입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학령인구 부족으로 도심 학교의 폐교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올 초 달서구 감삼동 감삼중에 이어 내년에도 달서구내 중학교 한 곳을 통폐합 대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삼중의 경우 2012년부터는 신입생을 배정하지 않기로 해 사실상 문을 닫을 전망이고 서구의 중학교 한 곳도 2012년 폐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은 "최종 결정된 것은 아니지만 인근 학교로의 분산 수용을 전제로 매년 1개교씩 통·폐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저출산 도미노, 도심학교 사라져

중구 일대 초교의 경우 아파트 단지 인근의 일부 학교를 제외하고는 학생수와 학급수가 급감하고 있다. (표1 참조). 대구의 대표적인 대형 초교였던 남산동 명덕초교는 1977년 82개 학급이었지만 올해 전체 학급수는 10개로 줄었다. 올해 이 학교 신입생 수는 28명으로 1, 2학년은 학급수는 각 1개씩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대구초교의 경우 올해 신입생 수는 71명에 불과했다. 수창초교와 종로초교도 20년 전에 비해 학생수가 10분의 1로 줄어 미니학교가 됐다. 두 학교도 1, 2학년은 각각 1개 학급뿐이다.

심후섭 시교육청 창의인성교육과장은 "저출산, 도심 공동화가 학교를 소형화시키고 있다"며 "초교의 경우 학생수가 적다고 폐교를 논할 단계는 아니지만 분산수용이 어렵다면 폐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저출산 도미노 현상은 지난 7년간 대구시의 0~4세 유아수에서 잘 나타난다(표2 참조). 0~4세 유아수는 2004년 12만8천901명에서 올해 10만1천936명으로 2만7천 명 가까이 줄었다.

이에 따라 유치원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구사립유치원연합회 관계자는 "출산율 감소로 3~5세 아이들이 줄어 문을 닫거나 휴원하는 유치원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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