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현대화, 대구교육과학연구원 가보니

입력 2010-09-21 07:38:33

보고 즐기고 느끼고…흥미진진 과학여행

4년간의 현대화 사업을 마무리한 대구교육과학연구원. 17일 어린이 관람객들이 찾아와 다양한 시설들을 견학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4년간의 현대화 사업을 마무리한 대구교육과학연구원. 17일 어린이 관람객들이 찾아와 다양한 시설들을 견학하고 있다. 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놀이공원보다 재미있어요.'

대구교육과학연구원(수성구 황금동)이 4년간의 시설 개선 작업을 마무리하고 첨단 과학교육 시설로 탈바꿈하고 있다. 1983년 문을 연 연구원은 그동안 대구의 대표적인 과학교육 시설로 자리매김해 왔다. 연간 찾아오는 인원만도 5만~6만 명. 연구원은 2005년부터 '과학탐구학습장 현대화' 사업을 펼쳐 낡은 교육 프로그램과 각종 교육 기자재들을 최신 기기로 교체했다. 연구원 측은 "곤충·어류탐구관 개선 작업이 다음달 중으로 끝나면 연구원 현대화 사업이 최종적으로 마무리된다"며 "놀이와 교육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고 했다.

◆'타고, 보고, 즐기고', 놀이+교육 시설로

17일 찾아간 대구교육과학연구원은 1층 입구부터 크게 달라졌다. 첨성대 모양의 탑 위로 떠 있는 구체(球體) 모양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박헌영 연구원장은 "개관 때부터 있던 푸코 진자 모형을 철거하고 지난 3월 그 자리에 설치한 것"이라고 했다. '구면 스크린'으로 불리는 이 구체는 좌우에 설치된 카메라에서 비추는 우주와 지구의 영상을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어린이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시설이라는 기초과학 탐구관부터 체험해 보기로 했다. 탐구관 중 한 곳인 라이더 영상관에는 한 쪽 벽면을 차지하는 스크린 앞에 두 대의 오토바이 모양의 탈것이 놓여있었다. 한 어린이가 그 위에 올라타자 스크린에 비친 영상에 따라 오토바이가 앞뒤 좌우로 요동쳤다. 아이들이 저절로 환호성을 질렀다. 영상에선 대구의 시가지부터 경주 불국사, 석굴암을 비추며 해설이 흘러나왔다. 탐구관은 27종의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단체 관람객들에게 개방되는 입체 영상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영상실은 극장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구조로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있었다. 입구에 놓인 3D입체안경을 쓰고 자리에 앉았다. '시드 라이트'(Seed Light)라는 제목의 영상물은 미래 신 에너지원인 시드 라이트를 둘러싸고 어둠의 세력과 빛의 전사들이 벌이는 흥미진진한 대결을 다루고 있다. 러닝타임은 15분으로 짧았지만 손에 잡힐 듯한 화려한 3D화면에 열중하다 보니 더 짧게 느껴졌다. 이철락 탐구부장은 "올해 새로 도입한 프로그램"이라며 "사실감 넘치는 화면 때문에 관람객들이 대단히 좋아한다"고 말했다.

입체 영상실을 나오자 대동 초등학교(북구 산격동) 학생 50여 명이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미래과학 탐구실에서 단체 관람을 하고 있었다. 해설사의 차분한 설명에 어려운 과학 원리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듯했다. 10여 대의 소형 로봇들이 인기 가요에 맞춰 단체 댄스를 선보이자 아이들은 즐겨운 비명을 터뜨렸다. 이 로봇들은 올해 새로 설치됐다.

'시뮬레이터 영상관'으로 자리를 옮기자 5명이 탈 수 있는 자동차 모양의 기기가 눈에 들어왔다. 유원지 등에서 흔히 보는 오락 기구를 닮았다. 3D 안경을 쓰고 본 '2107 과학탐사대'라는 영상물은 화면에 따라 롤러코스터처럼 요동쳤다. 영화 '아바타'에 익숙한 성인 관람객들도 좋아할 만했다.

마지막으로 찾은 곳은 연구원 본관 옆의 스페이스 시어터. 둥근 돔형의 지붕을 가진 스페이스 시어터의 또다른 이름은 천체 투영관이다. 내부로 들어서자 80석의 좌석과 둥근 천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좌석 한가운데는 별자리를 투영해 보여주는 플라네타리움이라는 기계가 설치돼 있다. 이곳의 특색은 뒤로 완전히 젖혀지는 의자에 누워 천장에 투사되는 별자리를 관람하는 것. 불이 꺼지자 밤하늘의 별자리가 손에 잡힐 듯 펼쳐졌다. 입체 안경을 쓰지 않았지만 둥근 천장이 주는 효과 때문에 입체감은 충분했다. 이 부장은 "프랑스의 기술자가 와서 직접 설치했다"며 "착시 현상 때문에 관람객은 4D의 느낌이 날 것"이라고 했다.

◆4년 걸친 현대화 사업 마무리

대구교육과학연구원 현대화 사업에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총 4년에 걸쳐 68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정비 기간 동안 시설물을 대폭 개·보수했고 오래된 영상 프로그램들은 최신 영상물로 교체됐다. 연구원에는 현재 과학 상징 코너, 입체 영상실, 기초과학탐구관, 생명과학탐구실, 미래과학탐구실, 스페이스시어터, 화석탐구관, 환경탐구실 등을 갖추고 있다. 개관일은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이며 무료로 시설들을 관람할 수 있다. 박 원장은 "시설 현대화 사업을 마치고 난 후 광주, 부산의 과학연구원에서도 찾아와 벤치마킹하고 갔다"며 "대구교육과학연구원은 대구 과학교육의 자부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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