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고등 켜진 식량 안보

입력 2010-09-08 10:45:44

지난해 우리나라의 곡물 자급률이 사상 최저인 26.7%로 떨어졌다고 한다. 종전 최저 기록인 2004년의 26.9%를 6년 만에 경신한 반갑지 않은 기록이다. 곡물 가운데 사료용을 제외한 식량의 자급률도 51.4%로 2004년 5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식량 안보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지난 6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향후 10년간 국제 식량 가격 상승에 따라 식량 자급도가 낮은 국가들에 대한 식량 안보 위협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의 대응은 뒷걸음치고 있다. 2008년 국제 곡물 파동 이후 각국이 식량 안보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는 오는 2015년 곡물 자급률 목표치를 지금보다도 낮은 25.0%로 설정했다.

생산 기반의 위축도 큰 걱정거리다. 도로'철도 등 사회간접시설과 산업단지 조성을 위해 2001년 이후 매년 1만㏊ 이상의 농지가 전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의도 면적의 27배에 달하는 2만 2천680㏊가 사라졌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0년에 농지 면적은 158만8천㏊로 현재보다 13만3천㏊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식량 안보에 필요한 최소 농지 면적(156만~165만㏊)에 훨씬 못 미치는 면적이다.

우리나라가 매년 수입하는 곡물은 1천400만t에 달한다. 세계 5위의 규모다. 이를 모두 자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수요가 많은 밀(자급률 0.1%), 옥수수(1.0%), 콩(8.4%) 등 주요 곡물만이라도 적정 자급률을 확보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식량 자급률 목표치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외 농업 개발을 통해 안정적인 공급선을 마련해야 한다. 지금과 같이 국제 곡물 메이저에 공급을 의존하는 구조로는 국제 곡물 가격 변동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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