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1세' 강석희 어바인 시장

입력 2010-09-03 07:33:09

건축허가·주택 색상까지 협의…도시 원동력은 시민 주인의식

"안전과 교육, 그리고 환경친화적 건축물 등 3가지 요소가 어바인 시 정책의 기본 항목입니다."

어바인 시 강석희 시장은 도시 발전의 밑바탕이 철저한 도시계획뿐 아니라 시민들의 '주인의식'이라고 했다.

재미 교포 1세인 강 시장은 대학 졸업 뒤 도미해 판매사원 등 온갖 노력 끝에 자수성가해 2008년 선거에서 시장으로 당선됐다.

"어바인의 경쟁력인 깨끗함과 완벽한 치안은 주민들의 자발적인 협조가 있어 가능한 부분입니다. 서로가 나서 도시 문제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심지어 핸드폰 송신탑을 세우는 문제도 오랜 시간 토론 끝에 결정될 정도입니다."

실제 마을마다 주택소유주협회(Home owner's association)가 구성돼 주택의 색상을 결정할 정도로 도시 관리를 위한 주민들의 열정이 대단하다.

강 시장은 "1988년 주민들이 투표를 통해 도시 면적의 40%에 해당되는 녹지에 건축물을 영구히 짓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었고 건축허가를 받거나 간판 하나 설치하기도 아주 힘든 도시가 어바인"이라고 설명했다.

철저한 친환경 도시계획을 바탕으로 세워진 도시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주인의식을 가진 시민들이 애정을 쏟고 있는 것이 어바인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강 시장은 어바인이 '기업 도시'를 지향하지만 기업 유치 전략은 '기업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것'이라고 했다.

"환경이 좋으면 굳이 인센티브를 내세우지 않더라도 좋은 기업들이 찾아오게 됩니다. 자연이 어우러진 주거단지에 학력수준이 가장 높은 학교들, 그리고 낮은 범죄율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어바인을 찾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인구 21만 명의 어바인 시에 있는 기업수는 1만6천500개. 미국 평균 실업률이 12.5%. 오렌지 카운티는 9.5%지만 어바인 시의 실업률은 7.5% 정도로 낮다.

한편 어바인 시의 도시관리 정책의 지속성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어바인 시는 1960년대 계획한 녹지보존과 난개발 방지를 근간으로 하는 도시 성장 마스터플랜을 4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도시 계획의 근간이 흔들리고 신도시나 녹지 공간 조성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한국으로서는 배워야 할 대목인 셈이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매주 수요일 대화의 시간을 갖는다는 강 시장은 "시장 취임 후 지역 발전을 위한 주민과의 미팅이 200회를 가졌고, 주요 주제가 도시 관리일 정도로 친환경 도시란 목표점을 향해 시와 시민들이 힘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이재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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