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살리자니 여론이…" 고민 깊은 與

입력 2010-08-26 08:18:48

김태호 등 의혹 자꾸 커지자 "심상찮다"

인사청문회 마지막 날인 26일, 국회 정국이 싸늘하게 돌아섰다.

김태호 총리 내정자를 비롯해 장관, 청장 등 8·8개각 내정자 10명의 입각 자격 여부를 놓고 여야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낙마자가 나올 것이냐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여권은 수(數)를 앞세워 밀어붙이고 있고 야권는 입각 부적격자를 내 이명박 정부에 상처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권은 '10명 전원 입각'에 사활을 건 듯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조현오 경찰청장 내정자의 청문보고서를 단독 채택했다. 하반기 국정 운영이 순조롭게 출발하기 위해서는 낙마자가 없어야 한다는 정략적 판단과 인사청문회 정국을 정면돌파해 9월 정기국회 등에서도 여대야소의 분위기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이 김태호 총리 내정자를 실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인준에 반대할 뜻을 보이고 있지만 한나라당은 중대결함이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권의 밀어붙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총리 내정자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과의 만남과 친분 관계에 대해 번복하면서 여권 내부에서도 '심상찮다'는 분위기가 일고 있다. 일부 장관 내정자들도 제기된 위장전입, 탈루,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인정→사과→반성'의 형태로 얼버무리면서 국민 여론이 싸늘하게 돌아서고 있다. 지난해 9월 이귀남 법무부, 백희영 여성부 장관과 같이 장관이나 청장 내정자에 대해 여야가 합의를 못해 청문보고서 채택에 실패하더라도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대통령이 이들을 임명할 수 있다. 하지만 '임명 강행'이 앞으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등 국정 운영에 어떤 악영향을 미칠지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다. 한나라당 내에서 "1, 2명 낙마는 불가피하다"는 분위기가 나오는 것도 입각 내정자들의 의혹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편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26일에는 이현동 국세청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를 열고 정치 중립성, 자질, 능력, 도덕성 등을 검증했다. 이날 이 내정자의 위장전입 의혹과 석사논문 표절 의혹 등이 쟁점이 됐으며 지난해 '한상률 게이트'와 연루됐던 안원구 전 국세청 국장의 파면에 이 내정자가 개입한 의혹, 이 내정자의 고속 승진 등이 집중 거론됐다.

서상현기자 subo801@ms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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