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 9시 56분, 아파트의 불이 동시에 꺼졌다!' 세련된 고층 아파트, 화려하지만 차가운 그 공간에서 홀로 살아가는 세진. 외롭게 지내던 어느 날 밤, 세진은 건너편 아파트의 불들이 동시에 꺼지는 현상을 목격한다. 그날 이후 매일 밤 맞은편 아파트를 바라보던 그녀는 일정한 규칙을 발견하게 된다. 정확히 밤 9시 56분이 되면 건너편 아파트의 불이 동시에 꺼지는 것을. 그리고 이 불길하고 스산한 현상은 서서히 아파트 전체로 퍼져 나가는데….
건너편 아파트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맞는 사건이 연이어 일어나고 주민들은 두려움에 휩싸인다. 매일 밤 9시 56분, 아파트의 불이 동시에 꺼진다는 사실을 발견한 세진은 곧이어 그때마다 아파트의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는 무서운 연관 사실을 찾게 된다. 다급한 세진은 이를 막기 위해 주민들에게 알리지만 오히려 범인으로 의심을 받으며 궁지에 몰리게 된다. 이제 아파트는 점점 세진과 주민들을 조여오며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공포 속으로 몰아넣는데….
평화로운 일상의 공간인 아파트가 이제 공포의 근원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고 제일 먼저 맞이하는 공간, 내가 숨을 쉬고 생활하는 친숙한 안식처가 견딜 수 없을 만큼 두려운 공포의 대상으로 다가온다면? 친밀한 일상이 공포로 탈바꿈했을 때 느껴지는 두려움은 피부에 와닿는 직접적 경험이기에, 그 공포의 파장은 더욱 강렬하다.
특히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의 대표적인 생활공간 '아파트'. 늦은 밤 혼자 타게 된 엘리베이터, 잘 이용하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비상계단, 불꺼진 적막한 복도 등 익숙한 공간에서 느끼는 긴장감,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고 싶지도, 또 궁금하지도 않은 무관심, 그로 인한 단절과 외로움에서 비롯된 공포가 발생하는 아파트. 그곳은 공포영화를 위한 최적의 배경이 된다.
'폰', '분신사바'의 안병기 감독에 의해 누구에게나 친숙한 아파트라는 장소는 누구에게도 벌어질 수 있는 끔찍한 공간으로 탈바꿈해 비단 공포영화가 아닌 생활에서 체험할 수 있는 공포로까지 전이된다. 그래서 공포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킨다
2006년 작으로 고소영이 열연한다. 상영 시간은 90분.
이종규기자 jongk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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