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더위 전기 '펑펑'…올여름 전력수급 '비상'

입력 2010-07-21 09:34:59

냉방용·산업용 전력 수요 동반 급증

올여름 이상 고온에 따른 냉방용 전력 수요 급증과 빠른 경기 회복세로 산업용 전력 수요가 증가하면서 전력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한전은 올여름 피크대인 8월 10일을 전후해 자칫 예비전력률이 떨어져 '전력 대란'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와 함께 다양한 에너지 절약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올 여름 전력수급 전망은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올여름 전국 최대전력은 7천70만㎾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거래소는 총 수요의 21.2%를 차지하는 냉방수요가 1천502만㎾로 지난해보다 17.5%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의 현재 전력설비 용량은 7천419만㎾다. 정상기온 시 최대전력이 6천953만㎾로 예비전력(547만㎾)이 7.9%를 유지하지만 이상고온 시에는 최대전력이 7천183만㎾로 예비전력(304만㎾)이 4.2%로 떨어져 전력수급이 비상 수준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적으로 공급 예비전력이 600만㎾ 이상이면 전력공급능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400만㎾ 이하로 떨어질 경우 '비상조치'에 들어가게 된다. 이 경우 수요제한 등 일부 전기를 끊는 강제조치 등이 시행된다. 한전은 8월 10일쯤을 1년 중 전기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타깃 피크로 보고 이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전력사용량이 증가하고 있지만 당장 전력공급을 늘릴 방책은 마땅치 않다는 데 있다. 2014년까지 건설 중인 6기의 원전(신고리 1, 2, 3, 4호기 신월성 1, 2호기)이 준공될 예정이나 이보다 빠른 속도로 전력소비가 늘어날 경우 감당할 방법이 현재로는 없는 것이 고민이다.

◆대구경북 상황은

대구경북은 전국 전력사용량의 12%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19일 오후 3시 여름철 전국 순간 최대 전력사용량이 6천568만3천㎾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여름 순간 최대 전력 6천321만2천㎾를 경신한 것이다.

대구경북의 여름철 순간 최대전력도 지난달 30일 오후 3시 733만3천㎾를 기록했다. 이 또한 지난해 같은 날에 비해 2.93% 증가한 것으로, 지난해 여름 순간 최대전력인 712만4천㎾ 기록을 경신했다.

19일 오후 3시 순간 최대전력이 728만6천㎾를 기록, 지난해 같은 날 순간 최대전력보다 23.47%가 증가하는 등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달 들어 19일까지 700만㎾를 넘어선 것이 모두 7차례나 된다. 앞으로 무더위가 지속할 경우 냉방수요가 급증, 전력사용량도 덩달아 많이 증가할 전망이다.

한전 대구경북본부 손성호 차장은 "전력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전체 전력사용량의 66% 정도를 차지하는 산업용 전력이 빠른 경기회복세에 따라 증가하고 있고,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에어컨·선풍기 등 냉방용 전력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에너지 절약 대책은

한전은 올해 부하관리요금제도 등을 통해 하루 300만㎾의 전기사용량을 줄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원자력발전소 3개에서 생산하는 전기량과 맞먹는 수치다. 대구경북에서는 하루 40만㎾를 줄이는 것이 목표다.

피크 시간대(오후 2∼4시)에 전력수급 안정을 위해 지정기간 수요조정제도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이 제도는 최대수요전력 300㎾ 이상 산업용·가정용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전과의 약정을 통해 피크 시간대 가동을 중단하고 휴가를 가거나 조업을 하지 않는 대신 상대적으로 전기를 덜 쓰는 야간에 조업을 해 전기 사용을 줄일 경우 보조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대구경북에서는 올해는 250여 개 업체에서 이 지정기간 수요조정제도에 참여해 40만㎾의 전기를 절약할 예정이다. 이 제도를 시행하는 업체는 약정을 지키면 기간에 따라 다르지만 ㎾당 760∼930원의 지원금을 받게 된다. 2009년에는 대구경북에서 325개 업체가 이 제도에 참여해 25만4천㎾의 전력소비를 줄였고, 32억2천600만원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대구지역의 A염색업체 사장은 "지난해 지정기간 수요조정제도에 참여해 부하관리 기간 1만4천368㎾의 전력 피크를 줄여 1천300여만원의 지원금을 받았다"면서 "올해에도 이 제도에 참여해 1만3천500㎾의 전기사용을 줄여 정부의 에너지 절약 대책에도 동참하고 1천100여만원의 지원금을 지급받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 고강도 에너지 절감책을 발표했다. 정부가 올해 설정한 에너지 절약목표는 400만TOE(석유 1t 연소시 발생하는 열량)였는데 최근 국무회의를 통해 '2010년 하반기(7∼12월) 에너지절약대책'을 결정하면서 500만TOE로 높여 잡았다. 그만큼 이번 전력수급 차질 우려를 보는 시각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다. 이에 맞춰 연간 에너지소비량 2천TOE이상인 건물 568개에 대해서는 권장온도인 26℃ 준수를 의무화하도록 했다.

전력사용 분산대책도 시행된다. 오는 8월 중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전력사용 피크 시간에 전국을 6개 그룹으로 나누어 각 그룹에서 연간 에너지소비량 2천TOE이상 대형사업장과 건물의 에어컨, 선풍기 등 개별냉방기를 한 시간마다 10분씩 순차적으로 쉬도록 할 방침이다. 대상은 은행, 백화점, 호텔, 공항, 대학 등 교육기관과 의료기관, 놀이공원 등을 포함해 전국 2천620개다. 이들 기관이 권장온도나 운휴 조치를 어기면 시정과 함께 최고 30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단 아파트는 제외된다.

한전 대구경북본부 영업총괄팀 이진열 팀장은 "무더위가 지속할 경우 예비전력이 400만㎾ 이하로 떨어질 것을 대비해 냉방기 사용시 다른 전기용품 사용 자제와 가정과 사무실에서 플러그 뽑기나 점심시간 조명 및 컴퓨터 끄기, 넥타이 풀기, 적정실내온도(26∼28도) 준수 등의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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