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 날개 달았다

입력 2010-07-09 10:15:19

뉴질랜드 기술회사, 연구소 설립 제안…KIST 의약부문 분원 설립도 협의

세종시 수정안, 충북오송과의 복수 지정 등 그동안 숱한 '악재'에 숨쉬기가 힘들었던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가 '산소 호흡기'를 달고 성공 조성에 날개를 달았다.

'원군'(援軍)은 해외에서 날아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대 기술지주회사인 유니서비스(Uniservices)사가 대구경북의료단지에 신약 및 의료기기 개발과 임상서비스 분야에 대한 공동연구소 설립을 제안한 것.

대구시는 8일 오전 유니서비스사 최고경영자(CEO)인 피터 리(Peter Lee) 회장이 시청을 방문, 김범일 대구시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유니서비스사는 오클랜드 암학회에서 설립한 연구센터에서 암치료를 위한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대구경북의료단지와 연계해 신약개발 공동연구를 하고 싶다"고 제안해 왔다고 이날 밝혔다.

유니서비스사는 직원이 1천336명(연구직 570명 포함)에 전세계 36개국과 2천500여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며, 지난해 총수입만 1억1천600만달러(약 1천400억원)에 이르는 남반구 최대 기술지주회사다. 이런 글로벌 기업의 총수가 대구시장과의 면담을 먼저 요청하는 등 대구와 손잡기에 적극적인 이유는 뭘까?

유니서비스사는 최근 100여 명의 연구원을 투입, 암치료용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데 대구의 경우 오클랜드에 비해 임상 대상자 수는 물론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신약 개발을 위한 임상 비용을 훨씬 떨어뜨릴 수 있다는 게 매력포인트인 것으로 시는 판단하고 있다.

대구시 김태운 첨복기획팀장은 "게다가 이 회사는 당장 산업화가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이전하는 것이 전문인데, 국책 사업인 대구경북의료단지의 취지와도 잘 맞아떨어져 공동연구에 대한 의지가 높다"며 "또 이 회사는 대구경북의료단지와 비슷한 싱가포르 바이오폴리스단지와 신약 개발 관련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선진기술 이전 등의 노하우 전수에도 좋은 파트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리 회장은 올 11월쯤 다시 대구를 방문해 구체적인 공동 연구 사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시 관계자는 밝혔다.

두 번째 '원군'은 우리나라 과학기술을 선도하는 기관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맡았다. 시는 9일 오후 시청 2층 상황실에서 김범일 대구시장, 한흥택 KIST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산업 육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MOU 내용은 ▷진단의약품 후보물질 개발 ▷첨단 의료기기 개발 ▷바이오·의료 로봇 개발 등의 분야에서 대구경북의료단지의 성공 조성을 위해 의료융합산업 전반에 걸친 연구개발 및 산업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이다.

특히 KIST는 최근 미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뜨고 있는 의약 분야에 역량을 결집하고 있는데, 이번 대구시와의 MOU를 통해 KIST의 의약 부문 전체를 대구경북의료단지에 분원 형태로 설립하는 계획을 시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길 대구시 첨단의료복합단지 추진단장은 "국가과학 선도기관인 KIST와의 협약 체결로 진단의약품, 의료로봇 등의 특성화를 통한 대구경북의료단지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또 KIST의 의약 부문을 특화한 분원이 대구경북의료단지에 설립되면 기술지원 등 지역의 의료융합산업이 한 단계 도약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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