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사 결정한 커피 한잔 아세요?"

입력 2010-06-03 07:02:45

고고인류학 김춘동 교수 강좌 화제

"커피 한잔에 세계사가 다 녹아 있어요. 그것을 알고 마시면 더 의미있죠."

커피와 문화에 대한 강좌가 열려 커피 애호가들의 이목을 끈다. 한 커피 체인업체에서 커피 문화에 대해 강의하고 있는 김춘동 경북대 고고인류학과 교수는 식음료문화, 그 중에서도 커피 문화사에 대해 관심이 많다. 카페는 난립하고 있지만 커피에 대한 제대로 된 문화적 접근이 없는 것이 아쉬웠던 김 교수는 직접 아카데미를 개설하기로 했다.

그는 커피에 대한 열정으로 올해 초 커피 생산지인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의 세계적 커피 농장을 다녀왔다. 1,500m 이상에서 재배되는 고급 아라비카 커피는 노동집약적 농사가 필요한 작물이다. 어린 아이들이 일일이 손으로 커피를 따는 광경은 그에게 충격이었다.

"커피 농장은 임금이 굉장히 낮고 따라서 사람들의 생활 수준도 낮아요. 아이들이 학교도 가지 않고 고사리 같은 손으로 딴 커피가 생산자에서 소비자에게로 오는 데에는 200여번의 중간상인을 거친다고 해요. 그러면서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높아지죠."

커피는 단순히 즐기는 음료가 아니다. 세계사를 움직인 중요한 요소다. 17세기 유럽에서 커피가 확산되기 전, 영국에서는 아이들을 포함해 모든 국민들이 맥주를 즐겨 마셨다. 그러나 머리를 맑게 하는 커피가 보급되면서 합리주의를 바탕으로 한 시민계급이 형성되고 이성의 작용을 활성화시키는 데에 기여한 것.

또 카페 문화가 활성화되면서 그곳에서 신문, 보험회사 등의 초기 형태가 태동했고 철학과 문학, 문화의 중심지로 자리 잡았다. 김 교수는 커피가 프로테스탄티즘, 자본주의와 결합하면서 오늘날의 세계적 음료로 자리 잡았던 과정에 대해 흥미롭게 설명한다.

제1회 지산명가 아카데미는 '커피와 문화'라는 제목으로 커피의 역사, 커피와 음악, 카페의 문화 등을 다루고 이와 함께 커피 추출 이론과 실습, 핸드드립, 자신의 색깔 있는 커피 만들기 등 실습 과정도 겸하고 있다. 강의는 8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열리고 수강료는 1회 1만5천원이다(매회 베이글 세트 제공). 053)784-0892.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성일권기자 sungi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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