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첨가물, 안전하지만 적게 먹는 게 건강

입력 2010-05-22 07:09:28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지난달 1일 몽고식품의 순간장900㎖(유통기한 2010년 4월 27일, 2011년 12월 8일)에 대한 제품 회수명령을 내렸다. 올해부터 사용이 금지된 합성보존료 파라옥시안식향산부틸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파라옥시안식향산부틸은 간장, 식초, 과실, 채소음료 등에 방부제로 널리 쓰였던 합성첨가물이지만, 최근 국내외 연구결과 지나치게 섭취할 경우 내분비계 및 생식계에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지난해 퇴출됐다.

#롯데라면(제조사 한국야쿠르트)은 4월부터 MSG(L-글루탐산나트륨) 사용을 중단했다. 지난 1월 말 롯데라면 출시 이후 안전성 논란이 일면서 언론과 소비자들의 비난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현재 농심, 삼양식품, 오뚜기 등 라면업체 대부분이 MSG 사용을 중지하고 천연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한국야쿠르트는 MSG를 계속 사용해 왔었다.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식품첨가물

식품첨가물 논란은 늘 뜨거운 관심사다. 음식물에서 천연성분을 추출해 내는 것은 물론이고 화학물질을 합성해 워낙 다양한 성분들이 만들어지고 사용되다 보니 안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환경운동단체인 환경정의는 '아이가 먹지 말아야 할 5가지 식품첨가물'을 선정해 발표하기도 했다. 타르색소, 안식향산나트륨, 아황산나트륨, 아질산나트륨, MSG가 꼽혔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물에 흔히 사용되는 성분이긴 하지만 아이들에게는 해로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한 성분들이다.

타르색소의 경우 일부는 인체에 간 독성, 혈소판감소증, 천식, 암 등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에서는 발암성을 이유로 적색 제2호, 유럽연합은 황색 제4호를 천식유발물질로 간주하고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탄산음료 성분 중 하나인 안식향산나트륨은 음료의 부패를 막기 위해 사용되는데 과도하게 섭취하면 눈, 점막의 자극, 신생아 기형유발, 두드러기 같은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식품의 세균발육 억제, 갈변 방지 등에 주로 사용되는 아황산나트륨은 물에 녹으면 강한 산성을 띠는데 인체에서 식도를 훼손하고 위점막에 자극과 통증을 일으키며, 햄이나 소시지 등에 주로 사용되면서 선홍색을 띠게 해 먹음직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아질산나트륨의 경우 구토, 발한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조미료로 흔히 사용되는 MSG의 경우 과다복용할 경우 두통이나 메스꺼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된다.

우리가 매일 먹는 각종 음식물에 사용되는 식품첨가물은 식품위생법 제2조 2항에 규정되어 있다. 식품위생법에 의한 '식품첨가물'이란 식품을 제조'가공 또는 보존하는 과정에서 넣거나 섞는 물질 또는 적시는 등에 사용되는 물질을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지정된 식품첨가물은 606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의 안전성 평가를 통과한 것만 '식품첨가물공전'에 등록된 것으로 이 중 천연 첨가물이 202종, 합성첨가물이 404종에 이른다.

◆안전하지만, 적게 먹는 것이 건강하다

산업이 발달하고 생활수준이 향상되면서 식품의 신선도와 품질을 유지하고 식품의 부족한 영양성분을 보충하기 위해 식품첨가물은 식품의 제조와 가공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물질이 됐다.

그 중 우리가 흔히 접하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의 역할로는 신선도를 유지시켜 유통기한을 길게 하거나, 향과 맛, 색깔을 더하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보존료의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소르빈산과 안식향산, 프로피온산, 데히드로초산 등을 꼽을 수 있다. 식약청은 "보존료는 식품을 보관하는 동안의 부패나 변질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하루 섭취허용량(ADI)은 소르빈산의 경우 햄 79조각, 안식향산은 과실음료 4.8병에 해당하는 분량"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맛을 더해주는 성분 중 우리가 가장 흔히 섭취하는 것은 인공감미료다. 하지만 이런 인공감미료를 무조건 색안경 끼고 볼 일만은 아니다. 설탕은 1g을 먹을 때 4㎉의 열량을 발생시키지만, 인공감미료는 열량은 거의 없으면서 단맛은 설탕에 비해 수백배까지 높아 당뇨병이나 비만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는 꼭 필요한 성분인 것. 식약청은 "인공감미료의 일종인 삭카린나트륨은 하루 섭취허용량(ADI)이 뻥튀기 1만개에 해당하고, 사탕에 주로 사용되는 아스파담은 사탕 156개까지, 껌에 사용되는 이제설팜칼륨은 25g짜리 껌 34통, 음료에 주로 쓰이는 수크랄로스는 13병까지 매일 먹어도 인체에 위해한 영향을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한다.

혹시나 가족이 평소 즐겨 먹는 가공식품에 대해 미심쩍은 생각이 든다면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제공하고 있는 '식품첨가물 바로 알기' 코너를 참고하면 좋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식품 첨가물들은 매우 엄격한 평가과정을 거쳐 안전하다고 입증된 것만을 식품첨가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어 안심해도 되지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 저열량 감미료나 합성첨가물이 사용된 식품들은 대부분 영양가가 낮기 때문에 인공감미료 사용 식품을 많이 섭취하게 된다면 아무래도 균형 잡힌 영양가 높은 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기회가 줄게 되기 때문이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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