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2011세계육상 경제효과의 극대화 하려면

입력 2010-05-19 07:07:38

내년이면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대구에서 열린다. 대회 유치를 위해 대구시가 혼신의 노력과 정열을 쏟은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여가 흘렀다. 그동안 대구시와 대회 조직위원회는 시의 국제대회 개최역량과 시민의식을 전 세계에 알리고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우리 지역을 찾는 내외국인들이 대구를 좀 더 인상 깊게 기억하고 그들의 지갑을 흔쾌히 열게 하는 데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회가 끝나고 나면 우리 지역에 얼마나 많은 외지 돈이 들어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계산기를 두들겨 보게 될 것이니 말이다. 주지하다시피 세계의 모든 스포츠 제전은 단순한 스포츠로 끝나는 게 아니라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몇 가지 극복해야 할 과제들을 짚어 보자. 첫째, 날씨 문제다. 대구의 무더운 여름 기온은 선수들을 쉽게 지치게 하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빌미를 주게 될 것이다. 관중 또한 무더위로 말미암아 관람을 꺼릴 게 뻔하다. 다음으로 걱정거리는 국내외적으로 흥미와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일이다. 특히 육상에 대한 재미를 크게 느끼지 못하는 국내와 아시아권 관광객들을 어떻게 많이 불러들일 것인가 하는 문제다. 또 우리가 가진 것 중에 무엇을 어떻게 보여줌으로써 대회가 끝난 다음에도 지속적인 경제효과를 거둘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관광이나 다른 산업부분과의 연계효과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런 과제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한없이 어려운 문제가 되겠지만 보는 관점을 단순화시키면 오히려 좋은 해답을 찾을 수도 있다. 다만 해결방안을 찾기 위해 착안할 점은 기왕에 온 사람들이 육상대회를 구경하고 자기 나라 선수들 응원할 기회도 될 수 있는 '꺼리'를 만들어 주는 것과 '우리가 처해 있는 여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없는 것을 좋다고 해서 생돈 들여 하는 것은 충분한 예산을 조달하는 것도 어렵고 지속성도 보장할 수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처해 있는 여건이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서 날씨가 무덥다. 그래서 음식은 짜고 맵다. 사과의 도시며 미인의 도시라고 하나 기후 탓에 사과작물은 북상을 하고 미인도 다 서울로 몰려가 버린 것 같다. 경제의 주류는 과거 섬유산업이었으나 이제는 사양 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고, 현재는 모바일과 IT산업이 발달해 있다지만 타지역 대기업에 기대어 있어 자립의 힘이 약하다. 도시를 둘러볼 관광자원도 부족하고 천년고도 경주가 이웃해 있지만 그것도 세계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잖다. 더군다나 공군과 육군이 웅지를 펴고 있는 대도시에서 보기 어려운 군사도시이다.

그러나 별반 내세울 것이 없는 이러한 것들도 아이디어와 결합시키면 얼마든지 좋은 즐길거리, 볼거리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가령 사람들에게 흥미와 재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무더위 축제'는 어떨까? 신천과 금호강을 이용해 물과 함께하는 무더위 축제, 수성구에서 작게나마 시행하던 것을 키워보는 것도 좋겠다. 짠 음식은 그렇다 치더라도 매운 음식을 우리의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것은 어떨까? 세계 매운 음식대회도 좋은 아이템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사과, 미인에 착상해 이미 유치해서 개최한 경험이 있는 보디페인팅 세계대회, 섬유도시라는 브랜드를 살려 천연 염색의 멋을 알리는 계기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또 IT기술을 활용하여 선수들에게 이동식 에어컨을 제공한다면 우리의 기술과 제품을 홍보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관중석에는 에어컨식 좌석을 개발해 조금이라도 더위를 식혀주는 효과를 줄 수도 있다. 우리 지역은 이런 정도의 기술은 충분히 갖고 있다. 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세계 터프가이 대회가 아시아 지역에서도 개최될 계획이며, 이미 국내 개최지역 선정 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이웃해 있는 3사관학교, 포항의 해병대 등과 힘을 합친다면 세계 그 어느 나라의 터프가이 시설과 종목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것들은 대회가 끝나도 계속해서 활용할 여지가 많은 것들이다. 돈도 그리 많이 들이지 않고 국민과 세계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면서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도 연계시킬 수 있는 방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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