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地選 역대 최저 투표율 '조짐'…"이대론 당선자 대표성에 문제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6·2지방선거가 역대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선거는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교육감·교육의원, 광역·기초 비례대표 의원 등 사상 최대 규모로 치러지지만 1인 8표제의 복잡한 투표방식에다 부문별 출마자들의 지명도가 낮아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사태'로 국가적인 애도 분위기가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후보들이 적극적인 선거운동을 자제한 것도 유권자들의 선거열기를 식히는 요인이 됐다.
직장인 김모(42)씨는 지난주 회사에 이달 31일과 다음달 1일 연차 휴가를 신청했다. 지방선거 당일인 2일까지 내리 5일의 휴가를 잡은 것이다. 김씨는 "선거일을 끼워 5일간 황금연휴를 즐기려는 동료들이 꽤 있다"며 "지역에선 누가 뽑혀도 똑같지 않으냐"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한꺼번에 8개 선거가 겹치면서 헷갈려하고 있다. 이모(54·대구 중구 동인동)씨는 "지난달 모의선거에 참가했는데도 투표용지가 많고 어려워 투표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며 "선거가 많아 후보자가 누군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선거에서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교육의원 예비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이 교육의원 선출제도를 몰라 얼굴 알리기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시·도 교육청이 수행하는 교육행정 전반에 대한 감시와 견제·조정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 교육의원 선거의 경우 유권자 대부분이 교육의원에 대한 명칭은 물론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실정이다.
한 예비후보는 "명함을 돌리며 '교육의원 후보입니다'라고 인사를 하면 '이런 것도 뽑느냐'고 되묻는 유권자들이 상당수"라며 "얼굴 알리기에도 시간이 빠듯한데 교육의원 역할에 대해 일일이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맥이 풀릴 때가 많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이 선거에 무관심해지면서 선거사범도 이전 선거 때보다 크게 줄었다. 대구지역 선거사범은 10일 현재 경고 47건, 고발 3건, 수사의뢰 1건 등 51건으로 2006년 같은 기간의 경고 75건, 고발 31건, 수사의뢰 22건 등 128건의 절반 수준이다.
10일 대구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역대 대구 지방선거 투표율은 1회(1995년 6월 27일) 64%, 2회(1998년 6월 4일) 46.8%, 3회(2002년 6월 13일) 41.5%, 4회(2006년 5월 31일) 48.5%로 1회를 제외하고는 50%를 밑돌았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 투표율을 5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지만 가라앉은 선거 분위기 탓에 실현 여부는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선관위 관계자는 "투표율이 50% 밑으로 떨어지면 당선자의 대표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투표에 참가하지 않아서 초래되는 잘못된 결과의 최대 피해자는 결국 유권자"라며 "이번 선거는 한 번 투표로 8명을 선출하는 만큼 한 표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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