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건강] (7)식사 타이밍

입력 2010-04-29 14:10:05

근육 성장 '운동 후 45분 이내 영양소 섭취' , 체중 조절 '운동 후 식사 2시간 이내'

일주일에 2, 3번 저녁에 수성못에서 달리기를 하는 김진기(40)씨. 그는 꼭 저녁 식사를 한 뒤 운동복을 입고 집을 나선다. 운동 후에 저녁을 먹으면 왠지 건강에 좋지 않고 살이 안 빠질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반면 식사 후 달리기를 하면 섭취한 칼로리를 뺐다는 느낌에 기분까지 상쾌하다.

운동을 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고민하는 것이 있다. 바로 식사 시기다. 도대체 언제 밥을 먹어야 운동 효과가 커지고 건강에도 도움이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운동 전에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생체시계로 봤을 때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직장인을 비롯해 대부분 사람들이 저녁시간에 운동을 한다는 점을 감안해 보자.

사람마다 인체기관이 활성화되는 시기가 각각 다르지만 대체로 오후 6~8시에 생체시계가 가장 활발하다. 저녁에 폐나 근육, 각종 신진대사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퇴근 시간이 되면 기분이 좋아지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은 활발한 생체시계의 영향이 크다. 이 시간대에 운동을 하면 가장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때는 저녁 식사 시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식사와 운동 타이밍을 적절히 조절하는 것이 관건이다.

운동 전 식사는 위를 비워둠으로써 생기는 부담을 최소화하고 운동 중 느끼는 배고픔이나 머리가 몽롱해지는 피로가 오지 않도록 필요 에너지를 공급해준다. 그러나 식사 후 곧바로 운동에 들어가는 것은 좋지 않다. 식사 직후 운동을 하면 배가 아파온다. 식사 직후에는 위장 등 소화기관이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다량의 혈액을 필요로 한다. 그 시점에 운동을 하면 근육에도 다량의 혈액을 공급하느라 무리가 와서 결국 위장과 근육 모두에 혈액 공급이 부족해진다. 이때 혈액의 흐름에 민감한 비장에 혈액이 잘 공급되지 않아 통증이 발생하고 배가 아파진다.

일반적으로 딱딱한 형태의 음식은 운동하기 3, 4시간 전에 먹는 것이 좋다. 위가 음식물을 소화시키는 데 대략 3, 4시간 정도가 걸리기 때문이다. 부드러운 음식이라도 운동하기 2시간 전에 먹어두는 것이 좋다.

이 같은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저녁을 먹은 뒤 운동을 하려면 최소 오후 9시 이후는 돼야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이때 운동하는 것은 수면에도 좋지 않을 뿐더러 피곤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저녁에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면 오후 3, 4시에 간식을 먹어두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많은 양의 식사는 그만큼 소화하는데 시간을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바나나, 샌드위치, 시리얼 같은 것들로 어느 정도 에너지를 보충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뒤 오후 6~8시에 운동을 하고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렇다면 운동 후 식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일반적으로 운동 후 식사는 탄수화물 보충에 초점을 맞춘다. 근육의 에너지 보충에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1988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학교 연구진은 운동 후 2시간 이내에 탄수화물을 보충하는 경우가 2시간 이후 보충하는 경우보다 근글리코겐 저장량이 2배 이상 높다고 발표했다. 특히 근육 성장을 목표로 하는 경우에는 운동 후 45분 이내에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체중 조절을 목표로 한다면 운동 후 식사를 2시간 내에 하는 것이 적당하다.

간혹 살빼기에 너무 신경 쓴 나머지 운동 전에 굶는 경우가 있는데 위험한 행동이다. 신체는 항상성(항상 일정 상태를 유지하려는 성향)을 지니고 있는데 에너지 공급 없이 운동을 하게 되면 이를 응급상황으로 여기게 된다. 이 때문에 신체는 모든 에너지를 저장하려는 경향을 보이고 운동 중 칼로리 소비를 최소화한다. 이렇게 되면 운동 중에 급격한 체력과 집중력 저하를 일으켜 다치거나 저혈당으로 쓰러질 위험이 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도움말:대구한의대학교 한방스포츠의학과 김홍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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