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경불이(大慶不二)가 대구경북의 미래다

입력 2010-04-08 07:24:45

과거 대구경북은 사과, 포도, 한우 등 농업을 토대로 지역경제를 발전시켰고 우리나라 농업을 주도하였기에 '웅도(雄道) 경북'이라고 불렸다. 새마을 운동의 발상지도 경상북도이다. 농업의 위상과 비중은 지금도 높아 전체 산업 중 농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6%로,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제일 높고 사과'고추'한육우 등 12개 농축산물 생산량은 전국 1위이다.

그러나 대구의 지역내총생산(GRDP)과 경북의 농가소득 수준이 최근 들어 거의 최하위 수준이다. 대구경북의 발전을 저해하는 걸림돌은 무엇이며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대책이 시급하다. 첫째, 농업'농촌을 대구경북 발전의 핵심 기반으로 삼아야 한다. 대구시가 발전하려면 경북 농업이 뒷받침되어야 하고, 경북 농업이 발전하려면 대구시의 튼튼한 소비 기반이 있어야 한다. 대구시민의 불만인 경기 침체와 활력 저하, 공해 등의 도시 문제는 쾌적한 농촌 공간 조성 등 경북 농업의 건전한 발전으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다. 최근 도시민의 귀농이 줄을 잇고 있고, 설문조사 결과 64%가 귀농하겠다고 대답했다. 경북 농업의 발전이 대구시의 균형 발전에 도움이 되므로 '도시로서 대구와 농촌으로서의 경북은 하나다'(大慶不二)라는 인식으로 윈-윈하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둘째, 도시농업의 본격적인 대두에 대비해야 한다. 도시 아파트의 식물 재배, 베란다 화초 재배, 도심텃밭, 빌딩농장 등 '도시농업'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농업의 역할 변화와 연계되어 도농 간 균형발전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 이미 농업은 '먹는 농업'에서 '보는 농업' '치료하는 농업' '생활농업' '융'복합 농업'으로 변화하고 있고, 저탄소 녹색성장의 핵심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1차 생산 중심의 농업에서 2차 가공산업을 넘어 3차 관광, 휴양산업으로 변모하고 생명공학과 대체에너지 등 첨단산업과 융'복합된 6차 산업으로 변화하는 농업을 지역 발전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셋째, '낙동강 농업시대'를 열어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야 한다. 경북지역의 풍부한 농산어촌 자원을 새로운 소득 작물로 개발하고 도민의 젖줄인 낙동강 개발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강 주변에 자생 식물, 사료 작물, 화훼, 뽕나무 등 다양한 농작물을 재배하여 고부가가치의 천연염료, 신소재, 식의약 성분 등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고 관광명소로 발전시켜야 한다.

넷째, 지역의 다양한 향토 음식과 특산물을 이용한 식품 산업을 육성시켜야 한다. 영양군의 '음식디미방', 안동시의 '제례음식', 경주의 '신라음식' 등 다양한 향토 음식이 지역마다 즐비하다. 한식 세계화의 열풍에 맞춰 지역 전통 음식이나 향토 음식을 개발, 지역경제를 활성화시켜야 한다. 막걸리를 재발굴하여 3천억원 국내시장이 되살아났으며 수출도 700만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농촌 관광객이 가장 많은 곳이 경북이므로, 지역 특성과 전문성, 맛의 대중화를 살린 식품산업을 주류산업과 연계 발전시켜 농촌경제를 부흥시켜 나가야 한다.

다섯째, 산학연이 일체가 되어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하는 데 역점을 두자. 경쟁력의 주체는 사람이며 핵심은 기술이다. 그래야 지난해 유치한 대구경북 첨단의료복합단지의 취지도 살릴 수 있다.

마지막으로 대구경북의 발전을 위해서는 '열린 자세'와 '넉넉한 마음'이라는 지역민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 비판적 자세로 '변방'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이제 '중심'으로 돌아와야 한다. 기술, 전문인력, 그리고 자신감 있는 열의가 모아지면 새로운 희망이 살아날 수 있다. 농업이 새로운 성장 동력산업으로 탈바꿈하고, 도시와 농촌이 동반 성장하는 출발점이 대구경북이 되기를 기대한다.

김재수 농촌진흥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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