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까지 의사들은 피와 고름이 덕지덕지 붙은 일상복 차림으로 손도 씻지 않은채 수술을 했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당시에는 이런 모습은 그 의사가 성업중이라는 자랑스런 표식이었다. 그 결과 19세기 중반 수술 환자의 30-50%가 환부의 감염으로 사망했다.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던 것은 외과 상처의 감염은 세균이 아니라 미지의 독기(毒氣)가 원인이라고 믿은 무지 때문이었다.
여기에 종지부를 찍은 사람이 조지프 리스터이다. 1827년 오늘 영국 에식스주에서 포도주 상인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의과대학생 때부터 외과 상처의 감염은 미지의 독기(毒氣)가 아니라 공기중에 떠도는 어떤 고형체 때문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이런 생각을 1865년 수술에 적용했다. 하수구 정화에 사용되던 석탄산으로 환부를 소독하고 의료진의 손과 의복, 의료장비 등 환부에 닿을 수 있는 모든 것을 멸균처리했다. 마취제 사용과 함께 외과수술의 2대 혁명으로 불리는 무균수술법은 이렇게 탄생했다. 의사가 백색가운을 입게 된 것도 그의 발명이다. 이 공로로 그는 의사로는 최초로 남작(男爵)이 됐으며 1998년 라이프지가 뽑은 '지난 1천년의 세계사를 만든 100대 인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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