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원단들이 기술적이고 마무리는 잘 돼 있으나 유럽에서 추구하는 디자인과 스타일면에서는 약간 부족한 느낌이 듭니다."
2010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에 참가한 크리스티나 페드리아니(54·프로게토 스틸레 SAS 대표·사진)씨. 그는 '알마니' 등 유명 브랜드에 섬유소재(원단)를 소개하고 구매를 알선하는 컨설턴트다. 트렌드 정보와 프로모션을 하는 이탈리아 협회의 하나인 밀라노 유니카의 멤버로 이탈리아 패션의 트렌드를 결정하는 데 영향력이 있는 인사다.
그가 PID를 찾은 것은 2006, 2008년에 이어 이번이 3번째. 그만큼 한국 원단, 특히 대구경북 제품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열린 PID에서 진주실크 등을 알게 됐고, 이를 이탈리아 브랜드에 소개하고 거래가 이뤄지도록 주선했다. 현재 한국의 10여개 업체에서 생산하는 원단을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에 거래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구찌의 알베르토 다파아라 바잉 매니저가 이번에 PID를 찾은 것도 페드리아니씨의 주선으로 이뤄졌다. "다파아라씨도 한국 원단에 대해 전혀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았다. 직접 원단 산지에서 열리는 PID에서 원단에 대한 정보를 얻길 권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의 바잉 매니저들이 대부분 쇼룸에 초대돼 원단을 선택한다. 하지만 최근 유럽의 유명 브랜드들도 원가절감을 위해 에이전트 소개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고 바이어가 직접 섬유박람회나 생산 현장을 찾아 거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했다.
또 "한국 원단업체들이 '카피'(복제) 방지 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부 샘플만 보여주는 등 폐쇄적이라는 인상과 함께 무작위로 샘플을 보내주는 편"이라며 "샘플이 구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브랜드 스타일과 바이어의 구미에 맞게 샘플을 보내 주는 노력과 오픈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유럽에서는 원단을 디자인하는데 조금 부족하더라도 원단업체와 패션 디자이너간에 계속적인 소통을 통해 원단의 품질을 향상하는 사례가 많은 만큼 이런 점에 유의해 제품을 기획하고 판촉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이테크놀로지·바이오테크놀로지와 천연섬유에 대한 관심이 많다"는 그는 "한국 원단업체들이 기술력도 있고 제품도 우수한 편인 만큼 앞으로 해외 마케팅을 강화해 이탈리아 등 유럽 브랜드들과 교류를 통해 좋은 비즈니스가 되길 기대하고, 그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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