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닥터]머리 외상

입력 2010-01-07 11:06:14

넘어져 생긴 머리외상, 두피열상보다 두통이 더 위험

"아이가 욕실에서 미끄러져서 머리를 다쳤어요."

이 말은 응급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이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가장 흔히 병원을 방문하게 되는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넘어져서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는 동반된 찰과상이나 열상 등 상처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상처 없이 외상을 받으면 그냥 넘어가거나 두통이 있어도 참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무척 위험한 행동이다.

머리에 외상을 받아서 생기는 가장 위험한 질병은 두피 열상이 아니라 뇌출혈이다. 외부에서 보기에 피가 뚝뚝 떨어지는 두피 열상은 심한 상처이지만 뇌출혈에 비할 바는 아니다.

뇌출혈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며, 종류에 따라 생기는 증상이 다양하다. 간단하게 단순화시키면 지주막하 출혈과 뇌경막하 출혈, 뇌경막외 출혈 등이 있다.

지주막하 출혈이란 지주막하 혈관이 파열돼 생기는 뇌출혈이다. 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경과에 따라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도 흔치 않다. 수술도 간단하지 않아 3차병원 정도에서나 가능하다.

뇌경막하 출혈은 뇌교 정맥이 찢어져 경막과 지주막 사이에 피가 고이는 것이다.

뇌경막하 출혈은 시간 경과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으로 나눠진다. 급성과 아급성은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하며, 만성은 경우에 따라 수술을 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뇌경막외 출혈은 두개골과 경막 사이의 뇌막 동맥이 파열되면서 피가 고이는 것이다. 두부 외상 후에 의식이 없어졌다가 의식이 다시 돌아오는 청명기가 나타나며, 결국 혈종이 커지면서 다시 의식이 없어진다.

신경학적 후유증이 생기기 전에 수술하여 감압하게 되면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 수술은 굳이 3차 병원이 아니라도 가능하다.

두부 외상으로 병원을 방문하였을 때 받게 되는 진료는 CT이다. 외상 후에 병원을 방문해 MRI를 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급성 두부 외상의 경우는 CT가 값비싼 MRI보다 더 정확하며 올바른 검사이다. CT도 조영제를 첨가하지 않고 촬영하기 때문에 조영제 이상 반응 등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는 살면서 여러 가지 외상을 받지만 두부 외상만큼 흔하게 자주 발생하고 우리 몸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외상은 드물다.

하지만 간단하고 신속한 조치로 미리 예방할 수 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를 때는 응급의료센터(1339)로 문의하면 자세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도움말'남상호 1339

대구경북권역응급의료정보센터 상담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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