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위원장 이윤원)가 이달 22일 열렸다. 대구시의회가 2005년 8월 대구광역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난 후 2006년 첫 회의에 이어 두번째 회의가 개최된 것이다. 정부의 대북의약품 지원 결정을 계기로 남북관계가 빠르게 변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대구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의 역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1999년 제주도가 북한에 감귤 4천여t을 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앞다투어 추진되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2002년 대구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북한 선수, 응원단을 초청했던 것처럼 국제 행사에 북한을 부르거나, 북한에 인도적 대북지원을 해왔다. 2006년 이후에는 농촌개발 지원에 집중하고 있는 경향이다.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남북교류협력 사업은 대구 발전에 도움을 줄 것이다.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북한 선수, 응원단을 초청하면 대구의 이름은 더 빛나게 될 것이다. 추위에 떨고 있는 북한 어린이들에게 내복을 보내준다면 대구의 따뜻한 마음은 세계에 널리 전해질 것이다. 지역 전통산업의 구조조정이 남북경제협력에서 하나의 가능성을 발견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없을 것이다.
대구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가 큰 역할을 하기 바란다. 대구의 남북교류협력 기반은 다른 지역에 빠지지 않는다. 조례도 비교적 일찍 만들었고 위원회도 구성했으며 이를 전담하는 부서도 있다. 여기에 남북교류협력기금이 있으면 금상첨화다. 각 지방자치단체의 기금 조성 현황을 보면 서울이 170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경기가 백수십억원에 이르며, 인천'강원'경남'전북'부산이 수십억씩이나 된다. 제주'광주'전남도 체면을 유지할 정도의 기금이 있고, 경북'충북은 조성 예정이라고 한다. 대구는 대전'충남'울산과 함께 '미조성'으로 분류되어 있어 조금 아쉽다.
대구 민간단체의 남북교류협력 사업도 다른 지역 못지않게 추진되었다. 2000년 통일손수레 보내기를 시작으로 생필품 보내기, 용천역 철도 폭발사고 성금, 소형풍력발전기 지원, 자전거 보내기, 수재민 돕기 성금, 비타민과 분유 지원, 어린이 내복 보내기 등이 매년 줄을 이었다.
여기에 한 가지 보태고 싶은 것이 있다. 새해에는 대구시와 시민사회가 '대북의료지원'에 남북교류협력 정책의 힘을 집중했으면 좋겠다. 그것은 북한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분야이기도 하고 우리 지역 발전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대구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지정과 함께 의료도시로서 비전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데 대구가 의료장비와 약품을 북한에 보내고 의료지식과 기술 지원에 나선다면 의료도시로서 대구의 이미지가 국내외에 널리 알려질 것이다. 이런 도시 이미지는 대구를 의료도시로 특성화하고자 하는 전략에 보탬이 될 것이다.
대구의 작은 정성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큰 감동이 되고 그것이 지역 발전 비전의 실현에 힘이 된다면 이보다 더 좋은 상생이 어디 있겠는가? 새해에는 김범일 대구시장, 시의원, 시민들이 힘을 모아 남북교류협력기금을 만들어서 의료분야의 대북지원 사업을 특성화해 볼 것을 제안한다.
김태일 영남대 정치행정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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