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읍 봉계리 윗마을인 장자골. 고 김수환 추기경이 아버지를 따라 군위에서 피란을 와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곳이다.
장자골 신자촌은 가톨릭교회사에도 등재되지 않은 중요한 유적이다. 이곳에는 천주교 박해 무렵인 1860년대부터 성당공소가 설치·운영됐고 29가구에 100여명의 신자들이 거주한 것으로 최근 밝혀졌다. 마을을 이루고 살았던 돌담과 옹기 가마터도 발견됐다.
신동성당 마백락 평신도회장은 "김수환 추기경이 생전에 장자골과 신나무골로 이어지는 길 답사에 나서기도 했다"고 밝혔다.
칠곡은 우리 나라에서 유서 깊은 성당이 가장 많은 곳으로, 특히 왜관지역은 신부와 수도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가실·왜관·동명 등 8개 성당이 있으며 가실성당은 서울의 명동성당과 동시대에 건립된 유서 깊은 성당이다. 올해 한국 진출 100주년을 맞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도 자리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천주교 박해의 상징인 신나무골 성지와 한티 성지가 있다. 왜관 순심고는 수도원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 특성과 가톨릭 분위기의 영향으로 일반계 고등학교로는 가장 많은 성직자를 배출하고 있다.
이 같은 가톨릭과의 인연과 긴밀성 때문에 칠곡에서는 "지역내 곳곳에 흩어져 있는 천주교 신앙의 근원지와 순교 유적지를 한데 묶어 성지순례 코스 등 테마형 관광상품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이수헌 왜관농협 조합장은 "장자골 가마터와 토광묘에서 가톨릭 신자들의 청동 십자가 등 유물이 발굴됐다"며 "옹기 가마터 사진과 작은 팻말만 남아 있는 이곳을 성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과 연계한 성지순례 코스 개발이나 박물관 건립 방안도 제기됐다. 김재호 순심교육재단 상무는 "수도원이 부지를 내고 지자체가 예산을 지원해 수도원 구성당을 리모델링해서 박물관으로 건립할 경우 최근에 공개한 겸재 정선의 그림 등 귀중한 역사자료와 종교적 유산이 어우러진 특별한 박물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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