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부실 사립대 퇴출 또 물건너가나

입력 2009-12-22 10:59:48

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선진화위원회가 퇴출 부실 사립대 명단 발표를 내년 1월 이후로 미뤘다. 사립대 개혁이 처음이고 업무량이 너무 많아 늦춘다는 해명이지만 실제 이유는 대상 사립대의 강력한 반발 때문이다. 대상 대학들은 자구 노력과 현재 대학 입시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이미 11월에서 12월로 연기됐었다. 이를 또다시 연기한다는 것은 정부가 대학 개혁에 대해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실상 부실 사립대 퇴출은 물건너간 셈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년 1월 이후면 2010학년도 대학 입시가 모두 끝난다. 대상 대학들은 신입생을 볼모로 더욱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다. 여론도 나빠져 퇴출 대상 선정이 더욱 힘들 것임은 뻔하다.

대학 개혁은 시대적 소명과 같다. 학생 수가 줄어 2016년이면 대학 신입생 총원이 고등학교 졸업자 수를 넘어선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대학 진학은 보장되는 것이다. 이번에 집중 실사를 받은 22개 대학 중 10개 대학은 총원 부풀리기, 금품을 동원한 신입생 모집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서류만 꾸며 외국 유학생을 재학생으로 둔갑시킨 곳도 있었다. 이래서는 절대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다. 경쟁력 없는 대학을 위해 정부가 연간 수십억 원씩 지원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학 구조조정은 일정대로 진행하는 것이 옳다. 대상 대학은 최근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곳이 많다. 정상화 기회가 부족했던 것이 아니라 자구 노력이 없었거나 여건상 회생이 불가능한 곳이다. 이런 대학들이 또다시 신입생을 뽑는다는 것은 잠재적인 피해를 더욱 키우는 것이다. 더 이상 부실대학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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