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안전한 먹을거리] <2>광우병 오해와 진실

입력 2009-12-21 10:12:08

"검역·관리 이젠 세계적 정착"

지난해 한 방송사 TV화면에서 국민들이 육중한 체구의 소가 일어서려다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광우병이 저런 것이구나, 이런 쇠고기를 먹으면 우리도 소와 같이 미쳐가는 무서운 질병이구나"하는 두려움을 갖게 됐다.

광우병은 현재로선 치료가 안 되는 무서운 질병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과학적 검토나 검증 없이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 잡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광우병은 1986년 영국에서 최초로 발생이 보고됐다. 당시 광우병 확산 경로를 보면 영국으로부터 살아 있는 소와 동물성단백질 사료인 육골분을 수입한 아일랜드(1990년)를 비롯한 유럽 21개국에서 발생했다. 이후 일본(2001년), 이스라엘(2002년)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2003년)로 번졌다.

현재까지 밝혀진 광우병의 발생 원인은 육골분 사료라는 주장이 가장 유력하다. 도축하고 남은 소의 뼈와 부산물로 만든 육골분 사료는 소의 성장을 촉진하고 우유 생산을 늘리기 위해 사용됐다. 더 많은 고기와 우유를 얻고자 하는 인간의 과욕으로 인해 발생한 질병인 것이다.

광우병의 발생 역사를 따지고 통계를 살펴보면 광우병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많이 왜곡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영국은 광우병이 대규모로 발생하자 육골분 사료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 조치 이후 광우병 발생은 급격히 줄었다. 이에 따라 많은 국가가 육골분 사료를 소에게 먹이는 것을 금지했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에 따르면 1992년 연간 3만7000여건이 발생했던 광우병은 지난해 125건, 올해에는 14건만이 보고됐다. 사실상 사라지고 있는 질병인 셈이다.

세계적으로 인간광우병(vCJD)으로 죽은 사람은 1994년부터 현재까지 209명이다. 이 중 영국 거주경험이 있는 사람이 175명이다. 유럽을 제외한 사망자는 5명에 불과하다.

광우병 발생이 줄어들면서 인간광우병도 해마다 현저히 감소하고 있다. 2000년 28명이 인간광우병으로 죽었으나 지난해는 2명이 보고됐다. 인간광우병도 사라지는 추세다. 특정위험물질(SRM)을 도축단계에서부터 걸러낸 결과다. 여기에 강력한 육골분 사료 금지 조치, 광우병 검색 체계 확립 등 광우병 통제 수단이 효과를 본 것이다. 이 같은 추세를 감안하면 인간광우병에 걸려 사망할 확률은 그 어느 인수공통전염병(인간과 동물 모두에게 전염되는 병)보다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호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원장은 "현재 광우병 발생 건수가 극히 미미하고 각국에서 취하고 있는 관리체계덕분에 광우병 쇠고기가 우리 식탁에 오를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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