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상류층 모임 '살롱' 사실감 넘치게 묘사
작 가 명 : 장 베로 (Jean George Beraud, 1849~1935)
제 목 : 저녁 만찬 (La Soiree)
연 도 : 1880년
크 기 : 35x27cm
재 료 : Oil on Panel
소 장 처 : 카르나발레 미술관 (Carnavalet Museum, Paris)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과 그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주변의 지인들과의 만남을 위해 송년회 겸 모임을 자주 갖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겹치는 시기가 되면 유독 이런 모임들이 잦아지면서 매일 같이 저녁만찬이나 술자리가 마련된다. 파티 문화에 익숙하지 못했던 예전에는 이런 모임들이 술자리에서 출발해 술자리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서구식 사교모임의 형식만 먼저 받아들이고 살롱문화가 추구했던 본연의 의미는 수용하지 못하다 보니 이러한 현상들이 생겨났다. 살롱(salon)은 17, 18세기 프랑스 상류사회에서 성행되던 귀족과 문인들의 정기적인 사교모임으로 귀족 부인들이 일정한 날짜에 자신의 집 객실을 문화계 명사들에게 개방, 식사를 제공하면서 문학이나 도덕에 관한 자유로운 토론과 작품 낭독 및 비평의 자리를 마련하던 풍습에서 비롯된 용어이다.
19세기가 되면서 이러한 살롱이 크게 발전하여 모임의 횟수도 늘어나고, 참석 대상의 기준도 완화됨에 따라 살롱을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그 장소도 점차 갤러리의 모습을 띠게 되면서 규모 또한 커졌다. 최근 들어 대구의 몇몇 갤러리에서는 이러한 살롱문화의 새로운 정착을 위해 다양한 행사들이 마련되어 새로운 사교무대로 각광받고 있다.
장 베로(1849~1935)는 19세기 프랑스 인상파 화가로 화가들 사이에서 인정받기보다 사교계의 총애를 받던 예술가였다. 조각가였던 아버지가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성 이삭 성당의 내부 조각을 의뢰받아 온 가족이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잠시 이주한 몇 년을 제외하고는 파리에서 줄곧 살아온 파리 토박이로서 명문 고교인 리세 콩도르세를 졸업한 후에 파리 법대로 진학했다. 하지만 보불전쟁과 파리 코뮌이라는 난세를 겪고 난 후 커다란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변호사를 포기하고 화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1880년대부터 1914년 사이 파리의 상류층의 삶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통해 그들의 생활단면과 모습들을 아름답고 절묘하게 그려낸 장 베로는 화려한 사교장의 모습들을 사실감 넘치게 묘사해내고 있다. 아름다운 여인들의 드레스에서 풍겨져 나오는 사교장의 화려함과 검은색 정장의 신사복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색변화는 '저녁만찬'이라는 작품의 깊이감을 더해준다. 저녁만찬을 기다리는 연인들의 일상의 모습 속에서 남녀간 서로를 견제하는 상류사회의 묘한 감정 대립이 느껴지는 장 베로의 장면 포착 능력과 묘사력은 어느 인상주의 화가 못지않은 월등함을 느끼게 해 준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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