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계층·일자리 친환경 사업으로 '나눔' 앞장
'녹색'이 화두다. 녹색 기업, 녹색 성장 등 '녹색'이 범람할 정도다. 친환경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사람과 자연을 두루 생각하자는 취지로 읽힌다. 수익이 아닌 나눔을 추구하는 사회적기업은 그 자체가 녹색 기업이다. 아직은 재활용품 수거나 천연제품 제조 등 분야가 한정돼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다양한 분야에서 녹색 사회적기업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참살이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봉사한다.'
참살이는 영어로 웰빙(well being)이다. 참살이 오영재 실장은 "'진짜로 잘 사는 모임'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취약계층인 어르신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면서 수익을 얻고, 그 수익으로 다시 어르신을 대상으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진짜 웰빙이라는 것이 오 실장의 설명이다. '좋은 것 먹고 잘 살자' 정도로 이해되던 웰빙의 진짜 뜻을 오 실장은 이해하고 있었다.
참살이는 어르신들에게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02년 시작된 구미시니어클럽이 모태다. 참살이 사업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간병과 재활용 사업이다. 간병 사업은 50대 이상 7명으로 구성된 간병사가 3교대로 근무하면서 여러 환자를 돌본다. 가격도 다른 간병 업체에 비해 절반 정도만 받는다. 형편이 어려운 환자는 무료 간병도 한다. 간병사 중 70%가량이 취약계층으로 이뤄졌다. 시작한 지 1년여 만에 자립화가 가능했다. 현재 연간 매출액이 1억2천만원 정도다.
2005년 시작된 재활용 사업의 경우 어르신들이 파지를 수집하고, 회사에서 수거·판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1톤 트럭과 132㎡의 부지를 임대해 어르신 3명을 고용해 사업을 운영하다가 2월 정부로부터 사회적 기업으로 인정받으면서 인건비를 지원받아 11명의 어르신을 새로 고용했다. 하지만 수집장이 협소해 고생하다가 8월부터 새로운 수집장(2천148㎡)을 임대해 사업을 확대했다. 트럭도 한 대 더 구입했다. 수집장이 넓어지면서 취급 품목도 늘어났다. 파지만 취급했지만 요즘은 고철을 상철, 하철, 캔으로 세분하고 비철도 구리, 스테인리스스틸, 알루미늄, 아연 합금 등으로 세분화해 수집하고 있다.
오 실장은 "취급 품목을 다각화하면서 가격 변동에 덜 민감해졌다"며 "트럭에 3명씩 타고다니면서 수집을 하고, 나머지 인원들은 수집장에서 분류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매출액) 수준이면 11명 중에서 4명은 정부 인건비 지원 없이 계속 고용할 수 있다"며 "생산성이 더 높은 분야를 개척해 11명 모두를 계속 고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까지 오는 데 문제점도 없지 않았다. 간병과 재활용 업체를 개인회사로 등록하기도, 주식회사로 등록하기도 찜찜했다. 특정인 몇몇에게 책임이 과도하게 쏠리는 데 거부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사회적기업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이 같은 고민이 사라졌다. 오 실장은 "사회적기업은 기업을 개인이 소유하지 않으면서 지역을 위해 봉사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참살이는 지난해 5월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기 위해 간병과 재활용 사업을 통합해 현재의 이름으로 바꿨고, 12월 구미에서 처음으로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았다.
◆자작나눔센터
'스스로 만들어서 함께 나눈다.'
자작나눔센터는 천연비누와 천연화장품, 천연세제를 만들어 판매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대구여성회가 2004년 여성 취약계층을 상대로 경과적 일자리 사업을 시작한 것이 출발이 됐고, 지난해 6월 친환경사업단을 구성해 사업을 시작했다. 15명에서 출발했지만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현재 10명으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6월 자체 브랜드 '자작나눔'을 개발했고, 현재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부단하게 노력하는 예비 사회적기업이다.
손민정(32·여) 사무국장은 "천연 제품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폭력 피해 경험이 있는 사람들에게 치유 효과가 있고, 제품을 사용함으로써 몸을 치유하는 효과까지 있다"며 자작나눔센터를 시작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천연화장품은 사람과 자연 모두를 생각하는 제품으로 부작용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사업을 진행시키는 데는 애로 사항이 많았다. 법적으로 천연화장품을 판매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아 판로 확보가 쉽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어려움이다. 대구여성회원들이 천연화장품 제조 체험을 하고, 소규모로 구매하고 있다. 손 국장은 "대구여성회원들의 도움으로 여기까지 왔다"며 "여성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는 사회 자원 확장 사업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자작나눔센터 직원 10명 중 6명이 여성 빈곤 취약계층이다.
자작나눔센터는 야무진(?) 꿈이 있다. 천연초를 이용해 '캔들라이트'(촛불 켜는 밤) 문화운동을 계획하고 있는 것. 전기 사용을 줄이고 친환경 초를 사용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 이 운동의 뜻이다.
자작나눔센터는 어려움 속에서도 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 레고 교육 업체인 ㈜알코(사장 최계희)와 지난달 5일 협력 약정을 체결해 연간 1천만원의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경영 컨설팅도 받을 수 있게 됐다. 알코의 경우 교육 관련 업체인 덕분에 다수의 학부모를 확보하고 있어 자작나눔센터가 계획 중인 천연제품 만들기 체험프로그램과 제품 판매에 적잖은 도움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경북대 생활협동조합과도 협력 약정을 체결해 연간 500만원의 제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학교 내에 판매 공간도 확보했다. 앞서 9월 영국 ICSS인증 아로마테라피스트 자격증을 가진 김민정(31·여)씨가 합류, 힘을 보태고 있다.
손 국장은 "제품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며 "우리 제품의 특성과 기능에 맞게 아로마오일을 첨가하는 기술은 타 업체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자랑했다. 문의)053-423-5898. 홈페이지: http://www.jajac.org/
이창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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