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동안 이어진 매일신문 제8기 독자위원회 활동이 공식적으로 마감되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자위원회는 매달 회의를 통해 독자이자 전문가로서 매일신문 발전을 위해 적지 않은 주문을 쏟아왔다. 투고란이 만들어지고, 편집이 섬세해졌으며, 지역 밀착형 보도가 더 많아진 것 등은 나름의 성과라 생각한다.
사실 독자위원회는 매일신문 기자들에게 부담스런 존재였을 수 있다. 많은 비평과 요구를 듣기 위해 각 부서 책임자가 예정에 없던 청문회(?) 장면을 연출하는 수고를 했기 때문이다. 독자위원회의 의견에 경청만 하지 않고 실무에서 결실을 맺고자 노력한 매일신문의 열린 문화가 놀라울 따름이다. 매체 경쟁에 대한 인식 전환과 쇄신 노력 못지않게 외부 정보에 유연하게 대처한 기자들의 태도가 빛을 발한 것으로 평가해 주고 싶다.
독자위원회의 제안들을 숙고하여 열매로 결실을 맺어가는 매일신문을 보면서 좋은 토양에 뿌려진 겨자씨에 대한 성경 말씀을 생각해 본다. 길가나 돌밭이 아닌, 좋은 땅에 뿌려진 겨자씨가 삼십 배, 육십 배, 백 배의 결실을 맺는다는 비유이다. '정승도 제 하기 싫으면 그만'이라는 옛말처럼 거부할 수도 있었을 제안들이었다. 그러나 신문 취재 및 편집에서 녹여내는 모습들을 가까이 지켜보면서 매일신문의 가능성을 볼 수 있었다. 주위 말씀을 소중히 하여 '창조적 파괴'를 통한 매일신문의 혁신이 이처럼 지속된다면, 지역 신문의 위기도 먼 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다.
최근 세종시 관련 지역 현안들을 점검하는 매일신문의 다양한 기사들을 보면서 전국지와 지역지의 차별성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이들이 지역신문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를 생각하도록 한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지방자치를 한다고 하지만 중앙 중심적 체제에 종속된 정보 생산보다 지역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앞으로도 할 수 있도록 이제 모든 시민이 독자위원의 역할에 충실해 줄 것을 당부하고 싶다. 지역 발전은 지역 매체의 발전이 전제될 때 더 큰 시너지효과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민의 의견들이 매일신문을 통해 영그는 곡식으로 자라 이 지역을 풍요롭게 하는 자원이 되길 바란다. 좋은 토양은 모두의 관심 속에서 지속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지역 신문의 현실을 생각하면 오랜 기다림을 가지고 겨자씨가 성장하도록 물주고 가꾸는 지역민 모두의 관심이 필요할 때이다. 행함과 진실함으로 서로 사랑하는 지역민과 지역 신문이 되길 희망한다. 물론, 시민 누구나 독자위원과 같은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매일신문은 개방적인 문화를 유지하며 항상 깨어있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말씀을 품고 겸손히 묵상하는 조직이길 당부한다.
구교태 계명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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